신압록강대교, 9월 개통해도 제구실 못할 까닭은?

중국 랴오닝 성 단둥지역, 안개로 덮여있는 압록강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신화사>

北 인프라 미비, 북중관계 악화로 中 지원 미온적

9월 완공 예정인 신압록강대교(중국명 중조신압록강도로대교)가 북한쪽 통관시설과 도로 등 인프라 미비로 한동안 제구실을 못할 전망이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간 신압록강대교는 주탑과 교량 상판 설치를 마치고 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되면 이 다리에서 10㎞ 상류 지점에 있는 기존의 압록강철교는 철도교량으로만 사용되고, 시내에 있는 북중 도로통상구는 신압록강대교쪽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철도와 도로 겸용인 압록강철교는 1911년 건설돼 낡은 탓에 20t 이상 화물차가 통행하지 못할 뿐 아니라 단선(單線)으로 운행돼 급증하는 북중교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은 신압록강대교와 연결되는 지점에 총 사업비 20억 위안(3300억원) 규모의 새 도로통상구도 건설하고 있다.

부지면적 38만㎡에 달하는 새 통상구 안에는 국경검문소, 세관, 검역, 출입국 관리시설은 물론 업무용 빌딩과 호텔, 쇼핑센터, 주상복합 등이 들어선다.

중국은 신압록강대교와 새 통상구가 가동되면 1일 최대 통관 능력이 차량 2만대, 인원 5만명에 달해 북중 전체 무역량의 60%가량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은 신압록강대교가 연결되는 지점에 세관, 검역, 출입국 관리 등 통관시설 공사를 아직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북한은 2010년 말 신압록강대교가 착공한 이후 최소 2천 만 달러(2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관시설 건설·운영에 참여할 해외투자자를 물색해왔지만 북중관계 악화 등으로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을 설득해 신압록강대교 건설에 나선 중국 정부도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대북 지원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건설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새 다리를 놓자고 북한에 제안했으며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 때 북측 동의를 끌어냈다.

북중 접경지역 소식통은 “신압록강대교는 애초 북한이 원해서 착공된 것이 아니라 중국 랴오닝성과 단둥시가 중앙에 강력히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북한은 체제 안정을 위해 기존의 압록강철교를 보수해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를 일정하게 제한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중국측이 강력히 주장해 다리 외에 통관시설과 신압록강대교~평양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수조원대의 자금 지원을 함께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도 초기에는 자금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북한의 잇따른 핵, 미사일 실험으로 자국 내에 부정적인 대북 여론이 확산하고, 친중파인 장성택 처형 등 일련의 악재들이 겹치면서 다른 대북 경협사업과 마찬가지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은 대교가 완공되면 개통을 미루기보다는 일단 다리를 오가는 차량들을 현재 사용 중인 신의주 물류창고로 경유시킬 계획”이라며 “이 경우 왕복 4차선 대교를 새로 지어놓고도 단둥-신의주 간 물동량은 현재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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