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이라크 사태’ 속 라마단 시작

이슬람 성월(聖月)'라마단'시작 전날인 28일밤 가자의 북쪽 해안에 있는 알-칼디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이슬람 신자들이 저녁기도회(타라위)에 참가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터키·이라크 등 일부 국가는 29일부터

15억 이슬람권의 성월(聖月)이자 단식월인 라마단이 시작된다.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이집트 등 이슬람 국가 대부분 29일 라마단을 시작한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마단은 해당 국가의 권위 있는 종 기관이 초승달을 관측하고 개시를 선포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하루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실제 터키와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봉기로 내전 위기에 몰린 이라크 등은 이날부터 라마단을 시작했다.

이슬람 역법(히즈라력)은 음력이기는 하지만 동양권과 달리 윤년이 없어 양력을 기준으로 하면 매해 조금씩 앞당겨진다.

이에 따라 올해도 작년에 이어 물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 한여름철에 라마단이 겹쳤다. 지난해에는 지역에 따라 7월 9∼10일경에 라마단이 시작됐다.

이슬람력의 9번째 달인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은 아침 일출 때부터 저녁 일몰 때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물을 포함한 음식 일체를 입에 대지 않는다. 이슬람 근본주의자 사이에선 원칙적으로 해가 질 때까지 자신의 침도 삼켜서는 안 된다고 한다. 또 밤이 됐다고 해도 남녀간 성관계를 자제한다.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이슬람 국가에서 공공연하게 담배를 피우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행위는 되도록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노약자와 어린이, 환자, 임산부, 여행자 등은 단식의무가 면제된다.

단식에 따른 피로를 고려해 대부분 기업체의 근무시간도 오후 2시까지로 단축된다. 금욕적 단식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이슬람 5대 의무 중 하나로 무슬림은 라마단을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

이 때문에 라마단이 시작되면 이슬람권의 전투나 무력 충돌도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반군이 장악한 북부 티크리트에서 이날도 정부군의 공습이 사흘째 이어지는 등 서북부와 바그다드 북쪽에서 양측의 교전이 지속하고 있다.

유혈사태가 4년 넘게 이어지는 시리아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라마단 기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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