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내전위기 이라크, 언론이 종파분쟁 부추겨”
<BBC>는 18일 “이라크 내전위기로 고조된 시아파 정부와 수니파 세력 간의 종파 갈등이 주류언론으로도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의 공세에 맞서 정부군이 전열 정비에 나섰지만, 주류 언론들이 연계된 종파에 따라 분열상을 보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친정부 성향의 방송사들은 뉴스속보 등을 통해 시아파 세력의 영향력이 큰 지역을 대상으로 정부의 자원병 모집을 홍보하고 있다.
실제 시아파 시인인 알리 하산 알파와즈는 전날 국영 <알이라키야TV>에 출연해 반군 퇴치를 위한 신성한 의무를 위해 민병대에 자원할 것을 호소했다. 친정부 방송들은 반군을 ‘ISIL 테러 폭력단’으로 지칭하면서 정부군의 교전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또 누리 알 말리키 총리에 대해서는 ‘군 최고통수권자’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면서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달리 수니파 계열 방송사들은 반군의 진격상황을 소상하게 전하면서 친정부 성향 방송과 거리를 두고 있다. 수니파 성향의 <라피다인TV>는 ISIL 반군을 혁명세력으로 설명하면서 정부군의 피해 상황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군에 대해서는 ‘말리키의 군대’나 ‘말리키의 병력’이라는 용어를 쓰고, 정부군의 교전 활동을 ‘민중에 대한 말리키의 전쟁’이라고 표현하는 등 반감을 드러냈다.
신문들도 비슷한 분열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수니파 인사 푸아드 알하지는 수니파 계열 신문 <알무하리르> 기고를 통해 “반군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는 것은 민중혁명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 언론의 속임수”라며 “수니파 봉기세력으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기름통이 놓인 이라크에 이란이 불을 붙이는 만평을 게재하며 이란의 이라크 시아파 정부 지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친정부성향 신문 <알사바>는 반군에 장악된 모술 지역의 치안부재 상황을 우려하면서 반군은 잔인한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