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살 이스라엘 페레스 대통령 67년 정치인생 마감
이스라엘 의회가 10일(현지시간) 새 대통령으로 우파 정치인 레우벤 리블린을 선출함에 따라 세계 최고령 국가수반인 시몬 페레스(90) 대통령이 7월말 퇴임한다.
67년간 정치활동을 한 페레스는 이스라엘 국내 정치현안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물론 국제 외교무대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인으로도 유명한 그는 최근 바티칸 정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함께 중동 평화정착을 기원했다.
1923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11세 때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주한 그는 한평생 신생국가 이스라엘에 헌신했다. 그는 외무장관, 국방장관, 부총리, 총리 등 중요 공직을 두루 거쳤다. 이스라엘의 실질적 통치자인 총리도 3차례 역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을 가져온 1993년 오슬로 협정은 그가 외무장관 재직시절 이뤄낸 성과로, 이 협정으로 페레스는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페레스는 공직기간 동안 대중적 인기를 누렸지만, 투표와 선거에서는 비교적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는 노동당 당수로 1977년부터 1996년 사이 5차례 총선을 치렀지만 한 번도 승리를 일궈내지 못해 총리의 꿈을 접어야 했다. 2000년 7월대선 당시에는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도 대권을 잡지 못했다.
대통령 선출권을 쥔 크네세트(의회) 의원들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리쿠드당의 모셰 카차브 후보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레스는 2007년 선출직인 국가수반 자리에 올라 정치인생을 7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페레스평화센터’를 운영해온 페레스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위상에 걸맞게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통한 평화정착 방안을 지지해 왔지만, 이스라엘 건국 초기 핵프로그램을 관장해 국내에서는 ‘핵개발의 아버지’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