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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사회

    [오늘의 시] ‘어머니가 그랬다’ 박노해 “남들 안 하려 해도 중헌 일 안 있것는가”

    상고 야간부를 겨우 졸업하고 입사 면접에서 떨어지고 온 날 찬 셋방에서 가슴 졸이던 어머니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그랬다 네가 네 돈 주고 사람 뽑으라면 명문대생 뽑제 널 뽑을 것이냐 그이들이 한 번에 알아볼 사람이면 흔한 회사원이지 어디 인물이것냐 두 번 세 번 떨어지는 게 일이 될 때쯤 아들, 그만 하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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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취나물 가격’ 임건수

    나는 취나물 안 뜯을 겨 왜냐구? 내가 취나물을 뜯으면 취나물 가격이 내려가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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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아침밥상’ 박노해 “오늘은 먼 길 가는 날”

    오늘은 먼 길 가는 날 내 아침 밥상은 3찬 붉은 밑둥의 시금치 나물과 장독에서 꺼내온 김장 김치 그리고 보리 싹과 냉이 된장국 오늘 나설 일에 생각이 많다 먹다 보니 요것들이 말을 한다 붉은 밑둥의 시금치 뿌리가 겨울 보리 싹과 냉이 잎들이 오지독 어둠에 잠긴 김치와 된장이 머리 굴리지 마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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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오늘의 시] ‘님은 먼 곳에’ 이대흠 “미칠 것 같은 날 꽃 피어”

    미칠 것 같은 날 꽃 피어 이대로 살수 없을 것 같은 봄날 세상의 가시들이 다 내게로 향하는 것 같은 이 황홀함… 나무들 저 검은 몸 속에 어떻게 저리 희고 푸른색들을 숨겨두었을까 봄날은 깊어 그대 멀리 있는 나는 알겠네 지난 날 그대의 껍질만을 보아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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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봄이 오면’ 박노해 “버들가지 마냥 나긋나긋”

    봄이 오면 저 씨앗처럼 고요히 파고 들어앉아 깊고 푸른 숨을 내쉬고 싶다 봄이 오면 얼음 박힌 내 몸에 간질간질 새싹이 터 오르고 금방 꽃이 필 것만 같다 봄이 오면 버들가지 마냥 나긋나긋해진 마음으로 웅크린 어깨들을 감싸고 싶다 봄이 오면 얼어붙은 듯 묻혀있던 저 작고 낮은 것들 끈질긴 생명의 봄 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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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오늘의 시] ‘편지’ 김용택 “선암사 홍매는···나도 모른답니다”

      봄비 오는 날 뭐 한다요   책을 보다 밖을 보면 비가 오고   비에 마음을 빼앗겨   넋을 놓고   비를 보다   비 따라가던   마음이 문득 돌아오면 다시 책을 봅니다   그러다가 내 마음 나도 모르게 움직여 도로 그리 간답니다     시방 뭐 하시는지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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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금관의 예수’ 김민기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을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손길들의 아 캄캄한 저 곤욕의 거리 어디에 있을까 천국은 어디에 죽음 저 편 푸른 숲에 아 거기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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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중년 여자의 노래’ 문정희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브라 된 가슴”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들며 돌아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 옷 화려한 장식 다 귀찮고 숨 막히게 가슴 조이던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버려 노브라 된 가슴 동해바다로 출렁이든가 말든가 쳐다보는 이 없어 좋은 계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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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나무를 사랑한다면’ 박노해

    3월의 하늘 아래 어린 나무를 심는다 물을 주고 거름 주고 흙을 돋아주고 나무야 나무야 어린 나무야 너에게는 모진 비바람도 피해 가고 타는 가뭄도 병충해도 꼬이지 말고 예쁘게 무럭무럭 자라나거라 마음 모아 기원해 주다가 지금 내가 이 어린 나무를 저주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그런 마음도 없다면 무정한 사람이겠지만 그런 말들은 이 나무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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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춘래불사춘’ 소주 “봄은 어디에서 머뭇거리고 있는가”

    從冬猖怪疾/종동창괴질 遮瞼不知隣/차금부지린 何處躊靑帝/하처주청제 寒禽離出津/한금이출진 겨울에 닥친 괴질이 갈수록 날뛰어, 얼굴을 가렸으니 이웃도 몰라보네, 봄은 어디에서 머뭇거리고 있는가 겨울새들은 나룻터를 떠나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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