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
  • 사회

    [2022 추석 리뷰④] 최명숙 시인, 고향 춘천을 추억하다

    추석 연휴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무더위와 태풍이 지나간 가을 풍광이 어떤 느낌이신지요? <아시아엔>은 페이스북에 나타난 글과 사진을 통해 2022년 추석을 리뷰하면서 올 가을 평화와 풍요를 함께 기원합니다. <편집자> 형제들이 다함께 고향의 부모님을 뵈러 갔다. 막내동생의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두 분 다 생전에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맘이 컸다. 이번에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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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최명숙의 시와 사진] ‘나무와 풀꽃’···”숲길에서 사계절이 지나서야”

    숲길을 처음 걸을 때는 알지 못했다. 나무는 나무끼리 어깨를 맞대고 풀꽃은 풀꽃끼리 도란거리며 숲에서 자라는 줄 알았다. 나무는 넓은 가지와 잎으로 겨울 추위와 비바람을 막아 풀꽃이 꽃을 피우게 하고 풀꽃은 땅에 납작 엎드려 억수 같은 빗물에 흙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 나무 뿌리가 땅 깊이 내린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무 그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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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최명숙의 시와 사진] 나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고착화시킨 편견

    친구야! 장애에 대하여 굳이 설명하려 들지마라. 때로는 기다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란 걸 잘 알지 않는가 장애를 알지 못해 생기는 편견, 장애를 잘 안다고 하면서 혼자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고착화시킨 편견, 그것들은 우리를 때로 슬프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지. 자네나 나나 느끼는 정도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지, 그에 앞서 스스로 얼마나 자신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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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진정 모르겠습니다’ 최명숙

      이래도 그르다 저래도 그르다 무엇이 그른 건지 모르겠지만 왼쪽에 사람들이 그른가 했습니다 이것도 아니야 저것도 아니야 무엇이 아닌 건지 모르겠지만 오른쪽 사람들이 아닌 건가 했습니다 이 자린 오지 마 저 자린 더욱 가지 마 이리 서 있는데 누구의 자리인가 몰라 하다가 앞서간 사람들의 자리도 아닌가 했습니다 여기도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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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최명숙의 시와 사진] 새와 나무

    눈 먼 새는 태어난 숲을 떠나본 적이 없는데도 저 언덕 너머에 해 그림자 길어지면 노을이 붉을 때를 안다. 귀 먹은 나무는 제 몸 흔드는 바람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도 들풀들이 웅성거리면 나뭇가지 위에 계절이 앉는 소리를 듣는다. 최명숙 시집 <따뜻한 손을 잡았네>(201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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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최명숙의 시와 사진] 통영 용화사 새소리를 쌓다

    항구를 배회하던 떠돌이 한 사람이 보광전 앞 절 마당에 주저앉아 어간문 앞 계단 위에 떨어지는 새 울음소릴 모아 그득하게 쌓았다 조금만 나서면 보이는 바다에 독행의 섬을 만들고 있는 듯도 보이고 새에게 울 만큼 다 울고 어여히 날아가라는 기다림처럼도 보였다 세월은 낮도깨비 같고 사랑은 모닥불 같은 것 검은콩 놓인 누런 술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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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그곳에 가고 싶다] 봄의 길목 ‘청량사’

    몇 년 만에 청랑사에 올랐다 눈 내린 산사에 수만 개 별빛이 흐르는 밤이다 수십 계단 올라 계단이 끝나는 곳에 푸른 소나무 한 그루 서서 소의 눈을 하고 뻐끔뻐끔 인사를 한다. 유리보전 안 약사여래는 닥종이가 아니고 수십 겹 붙이고 붙인 비단이래 워낭소리 노부부는 죽었는지 소식이 없다고 말을 하다 말고 우수수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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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최명숙의 시와 사진] 2월의 숲길, 새의 노래는 가볍다

    숲길에서 새가 앉아 놀고 있다 곧 끝날 하루를 보내려나 보다 시린 바람, 굳건히 서있는 나목 얼음이 덮인 바위 변한 건 없으나 강 건너온 사람에게서 봄을 받아든 건지 눈 속이라도 새의 노래는 가볍다 쌓였던 낙엽은 흙 밑에 자신을 부려 흙은 낙엽의 기운으로 나목의 몸을 푼다 그 위에 앉은 새, 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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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오늘의 시] ‘새날을 맞는 기도’ 최명숙

    눈 속을 걸어온 당신의 미소가 온 누리에 사랑의 빛으로 빛나는 새날의 아침입니다. 당신의 혜안을 바라볼 수 있도록 나의 눈을 더욱 초롱하게 하고 당신의 지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어디서든 고요를 간직하게 하며 당신의 따뜻한 눈빛과 손이 가슴이 시린 사람들에게 항상 머물게 하소서. 당신이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것들을 나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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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두 갈래 귀향길, 여수행과 목포행

    처음부터 두 갈래로 나 있었지. 목포, 여수 복합열차가 익산에 도착했을 때 목포행 열차에 한 발을 묶은 여수행 열차와 여수행 열차에 한 팔을 얹은 목포행 열차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에 따라 서로의 길을 갈 채비를 했지. 열차 분리해체 작업을 하는 동안 “1호에서 7호차는 여수행, 8호에서 14호실은 목포행이니, 승차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바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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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앙코르와트···번창했던 천년 고도는 금이 갔어도 찬란함은 그대로

    [아시아엔=최명숙 시인] 밤 11시 넘어 씨엡립 공항에 내려 앙코르와트 천 년을 디딘다. 문득 어느 왕조의 화관으로 피어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몇 생을 거듭해 온 역사는 나를 알아볼까? 날이 밝았다. 거대한 나무뿌리에 눌려 무너지는 티프롬사원에 번창한 천 년은 금이 갔어도 보이지 않는 다른 천 년이 건장하게 존재해 영화 속으로도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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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친구야! 우리 ~~에 대하여 굳이 설명하려 들지 말자”

    친구야! 장애에 대하여 굳이 설명하려 들지 마라. 때로는 기다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란 걸 잘 알지 않는가? 장애를 알지 못해 생기는 편견, 장애를 잘 안다고 하면서 혼자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고착화시킨 편견, 그것들은 우리를 때로 슬프게도 하고 아프게도 하지. 자네나 나나 느끼는 정도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지. 그에 앞서 스스로 얼마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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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최명숙의 소소한 일상] 낡은 벤치가 되고 싶었다

    늦은 시간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낡은 벤치가 되고 싶었다 페인트 냄새 나는 새 벤치보다 낡은 벤치가 되고 싶은 것은 노동으로 지친 하루가 피곤해 보도블록위에 웅그리고 앉은 노파와 서류가방 옆구리에 끼고 딸의 전화를 받는 남자 두 손 꼭 잡고 서있는 두 남녀, 귀로의 정거장에 그들의 쉼이 되고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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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명숙의 시와 사진] 그리워하다, 살아서 한번도 못 본 ‘아득한 성자’ 노스님

    백담사가 보이자 낮달이 나왔다 살아서 한 번도 못 본 아득한 성자 노스님을 집에서부터 시 한 편으로 그리워하면서 찾아가는 길엔 이 강과 저 강의 여물목에 돌다리 놓고 건넜으면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낮달이 삼도천을 건너가서 여기 온 소식을 전해줄 일이다 무금천 건너 산문을 들어가니 동박새가 운다 예전에 노스님은 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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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최명숙의 소소한 일상] 고마운 것, 눈물나는 것

    특별한 일이 있어야만 고마운 것은 아닙니다. 여행길에 동행이 되어준 이가 고맙고, 조심히 가라고 손에 꼭 쥔 봉투를 주머니에 넣어주는 어른의 손길이 고맙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만난 벗이 늦은 나이에 석사학위 논문이 통과되었다고 하는 자랑이 고맙습니다. 나의 슬픈 일에만 눈물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다 목숨을 잃은 소방관의 소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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