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저는 오랫동안 주식시장에서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주가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는 있어도, 좋은 기업의 가치는 흔들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시장은 하루 만에 크게 오르고, 또 하루 만에 크게 내립니다. 투자라기보다 도박판처럼 보인다는 말도 들립니다. 그러나 시장이 투전판처럼 보인다고 해서 투자자까지 투전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럴수록 원칙이 필요합니다.
저는 스스로를 ‘주식농부’라고 불러왔습니다. 농부는 계절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오늘 씨를 뿌리고 내일 열매를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가뭄이 오면 기다립니다. 시간이 지나야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투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이 성장하는 시간을 함께 기다리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저는 종목보다 먼저 기업을 공부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타는 자동차, 사용하는 휴대전화, 결제하는 서비스, 일하는 시스템까지 모두 기업이 만든 것입니다.
좋은 기업은 우리가 잠자는 동안에도 제품을 만들고, 연구를 하고, 고객을 만나며 가치를 키워갑니다. 그런 기업을 찾는 것이 투자의 시작입니다.
주가가 오른다고 좋은 기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주가가 내렸다고 나쁜 기업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격과 가치는 언제나 같은 길을 걷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는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보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저는 관심 있는 기업이 생기면 직접 찾아갑니다. 공장을 둘러보고, 경영자를 만나고, 경쟁사를 비교합니다. 가능하면 그 회사 제품을 사용해 보고, 고객들의 이야기도 들어봅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켜본 뒤에야 투자합니다. 그리고 확신이 생기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좋은 기업은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지금 팔아야 합니까?” 저는 먼저 이렇게 되묻고 싶습니다. “그 기업의 가치가 변했습니까?” “사업이 무너졌습니까?” “기술이 사라졌습니까?” “경영자가 바뀌어 기업의 본질이 달라졌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먼저 흔들린 것은 기업이 아니라 내 마음일 가능성이 큽니다.
주가는 매일 움직입니다. 그러나 기업은 하루 만에 무너지지도, 하루 만에 위대한 회사가 되지도 않습니다. 좋은 기업이라면 주가 하락은 위기만이 아닙니다. 기업을 더 좋은 가격에 함께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기업이 어려울 때 돕는다는 마음으로 사고, 기업의 가치가 인정받으면 이익을 함께 나눈다는 마음으로 팝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투자입니다.
정부에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시장은 숫자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 신뢰로 움직입니다. 기업이 정직하게 평가받고, 투자자가 공정하게 보호받는 시장을 만들어 주십시오.
불공정 거래를 막고, 장기투자가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주가를 떠받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정책입니다. 신뢰가 있는 시장에서는 폭락이 와도 투자자는 떠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시장은 앞으로도 수없이 흔들릴 것입니다. 앞으로도 거품은 생기고, 공포는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좋은 기업은 결국 살아남고, 성장은 결국 가치로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주가를 예측하려 하지 마십시오. 좋은 기업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십시오. 시장은 매일 열리지만, 좋은 투자 기회는 자주 오지 않습니다.
농부가 계절을 믿듯, 투자자는 기업을 믿어야 합니다. 그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결국 긴 시간의 승자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