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칼럼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 주식농부 박영옥 “국민통합, 경제도약 두마리 토끼 다 잡길”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국민통합과 경제 도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출범한 새 정부가, 진정한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세우고 대한민국 자본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길 기대합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하는 일입니다. 기업의 성과가 배당 등 정당한 방식으로 투자자와 공유되고, 그 수익이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 없이는 어떤 산업정책도 지속될 수 없습니다. 성장은 분배 없이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신뢰 없는 시장에는 자금이 머물지 않습니다.

이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은 상법 개정입니다. 상장회사의 이사는 더 이상 추상적인 ‘회사 전체’가 아니라, 명확히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지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 상장사 중 상당수는 경영진의 판단이 주주의 이익과 무관하게 작동하고, 소액주주는 사실상 권리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이 체계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받기 어렵습니다.

2025년 5월 현재, 코스피 전체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코스피200은 0.8배로 집계됩니다. 이는 선진국 평균(3.5배)의 4분의 1, 신흥국 평균(1.8배)의 절반 수준입니다. 수년째 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이 절반이 넘는 이 왜곡된 구조는 상법과 세법 개정 없이는 바뀌지 않습니다.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히 상법을 손보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제,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의 의무화, 실질 주주 참여권 보장, 공정가치 기반의 기업 분할 평가 방식 도입 등 입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배당소득세와 상속증여세도 함께 개편되어야 자본 흐름이 막히지 않습니다.

OECD 평균인 상속세 25~26% 수준으로 실효세율을 낮추면 조기 증여가 활성화되고, 자본 이전이 음성화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세수는 더 증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배당을 통해 시장에 책임을 지고, 가계가 주주로서 기업의 성장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구조. 그것이 자본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이 함께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의 1,500만 명에 달하는 주식 투자자는 단순한 수익 추구자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공동 이해당사자입니다. 이들을 위한 신뢰 있는 자본시장 없이는 장기 투자도, 연금 개혁도, 스타트업 생태계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한 가족 한 기업 갖기 운동’을 통해 가계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이제 제도적으로 완성할 때입니다. 단기 수익이 아니라, 장기 투자에 보상이 돌아가는 시장. 불공정이 아니라 투명함이 상장회사의 기본이 되는 시장. 이것이 진정한 자유와 책임이 만나는 시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을 ‘기업 하기 좋은 나라’,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만들고, 그 결과로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경제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국민이 기억할 ‘경제 대통령’으로 남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이사,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저서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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