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이라는 거짓말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매 불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와서 그 번제물과 제물들을 사르고 여호와의 영광이 그 성전에 가득하니”(역대하 7:1)
드디어 솔로몬 성전이 완공되었습니다. 착공부터 완공까지 장장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려 18만여 명의 노동력이 투입되었고, 셀 수 없이 많은 금과 은, 최고급 원목이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최고의 기술과 공법이 집약된 그야말로 당대 최고의 건축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말이 좋아 성전 건축이지 그곳은 말 그대로 ‘막노동’의 현장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망치질과 톱질을 해야 했고, 하루 종일 무거운 벽돌을 나르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렸을 것입니다. 손이 부르트고 체력이 바닥나는 고통을 견뎌가며 그들은 이를 악물지 않았을까요?
하나님 나라를 세운다는 것, 우리 삶을 교회 되게 한다는 것은 고상하고 우아한 종교적 교양이 아닙니다. 도리어 현장의 비명에 가깝습니다. ‘성전 됨’이란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된 생업 현장의 몸부림입니다. 예수님도 늘 땀 냄새 나는 삶의 현장 속에 사람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게 바로 옛 성전을 헐고 새 성전을 짓겠다고 하신 예수님의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7년 끝에 솔로몬 성전이 완공되었지만, 그것은 건물이 완공된 것이지 아직 ‘성전’의 완공은 아니었습니다. 오늘날의 건축법으로 비유하자면, 건물은 완공되었으나 아직 준공 승인은 떨어지지 않은 셈입니다. 제아무리 값비싼 자재로 화려하게 지어졌다고 한들 그곳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으면 성전은 그저 거대한 구조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셔야 비로소 성전이 됩니다.
언약궤가 성전에 도착하고 레위인이 찬양을 부르자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구름이 성전을 뒤덮었습니다. 그리고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제물들을 살랐습니다. 마침내 하늘의 준공 승인이 떨어진 것입니다.
그곳이 성전이라서 하나님이 임재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셔서 그곳이 성전이 되었습니다. 이 순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너희는 이것이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렘 7:4) 훗날 예레미야 시대에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버린 솔로몬 성전은 더 이상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구약 시대 때부터 건물이 성전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문패에 ‘성전’이라 이름을 붙여 놓아도 하나님이 계시지 않으면 성전이 아닙니다. 반대로 일상의 평범하고 남루한 자리일지라도 그곳에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면 그곳이 바로 가장 영광스러운 성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