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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크라이나로”… 유용원 의원, 북한군 실전 분석·포로 송환 저지 위해 재방문

우크라이나 재방문길에 나선 유용원 의원

이 글은 유용원 의원이 2월 24일 자신의 SNS에 게시한 글 전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재방문 배경과 북한군의 실전 경험 축적이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 그리고 억류 북한군 포로의 강제 송환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내용으로, 필자의 문제의식과 판단을 그대로 전합니다. 유 의원은 1년 전에도 한국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군에 파견된 북한군 포로들을 인터뷰하며 세계 언론의 주목과 함께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편집자>

저는 오늘 다시, 우크라이나로 향합니다

방금 전, 폴란드 국경도시 도로허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국경을 넘어 키이우로 향하는 길은 여느 열차와 다름없이 평온해 보일지 모르지만,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 속 화려한 불빛들은 조금씩 멀어집니다. 어둠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평온했던 일상은 잦아들고 생존을 위한 한 국가의 전운이 침묵 속에 느껴집니다.

1년 전, 이 땅을 밟았던 그날의 차가운 공기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오늘, 어떠한 특권도 내려놓은 채 다시 나선 길이지만, 평화와 전쟁의 경계가 맞닿은 열차 안에서 제 마음의 무게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겁습니다.

“왜 다시 이 위험한 길을 혼자 가려 하느냐”는 질문과 함께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대답은 단호합니다. 저는 두 가지 분명한 이유로 이 길을 다시 선택했습니다.

첫째, 우리를 겨냥할 북한군의 실전 역량을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군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며 현대전의 실전 경험을 흡수하면서 전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후방에서 드론 조이스틱을 쥐고 실전 감각과 데이터를 축적한 북한군의 경험치는, 머지않아 우리 안보를 정면으로 겨누는 예리한 칼날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우리 집 담벼락에 불이 붙으려 하는데, 위험하다는 이유로 뒷짐 지고 구경만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와 군 차원의 공식적인 전훈 분석단 파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제가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듣는 정보들이 우리 군의 전략·전술 수립과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데 미력하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우크라이나에 억류된 북한군 포로 2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어 사지로 내몰리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 포로 인터뷰를 직접 진행한 김영미 PD에 따르면, 작년 2월 제가 현지를 방문했을 당시 만났던 북한군 포로 1명이 저를 잊지 않고 제가 전해줬던 제 명함을 내밀며 “그 당 간부 분 언제 오시냐”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합니다.

이유도 모른 채 전쟁의 도구로 내몰려 만신창이가 된 그들의 눈빛에서 제가 읽었던 것은 ‘적개심’이 아니라, 살고 싶다는 ‘절박함’과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기를 바라는 처절한 ‘희망’이었습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으로 귀순 의사를 분명히 밝힌 상황에서, 국내 송환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검토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만나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지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양상과 교훈은 우리가 철저히 파악하고 대비해야 할, 절박하고 엄혹한 안보 현실입니다. 위태로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소임 앞에 주저하지 않는 것. 그것이 제가 오늘 이 길을 다시 선택한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은 6·25 전쟁의 참혹한 폐허를 딛고 일어나, 반세기 만에 세계가 주목하는 강대국으로 우뚝 선 유일무이한 나라입니다. 전쟁의 고통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기에, 4년간 대국 러시아에 당당히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과 국민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다시 일어섰던 기적의 길은 우크라이나 재건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양국이 안보와 미래를 공유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윈윈(Win-Win) 협력’의 가능성도 이번 기회에 깊이 살피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향합니다. 오늘 살피지 못한 불씨가 내일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 되지 않도록, ‘오직 안보’라는 사명감으로 현장에서 낮은 자세로 제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유용원 의원이 키이우행 열차 안에서 자료를 챙기고 있다.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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