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섭 칼럼] 상대가 내 진심을 믿어주지 않을 땐..

민수기 20장
“이스라엘 자손이 이르되 우리가 큰길로만 지나가겠고 우리나 우리 짐승이 당신의 물을 마시면 그 값을 낼 것이라 우리가 도보로 지나갈 뿐인즉 아무 일도 없으리이다 하나”(민 20:19)
다짐만으로 신뢰를 얻기 힘든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담보라도 쥐어 주어야만 비로소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각박한 세상의 이치일까요?
이스라엘과 에돔 사이에 오해가 생겼습니다. 모세는 에돔 왕에게 에돔 땅을 통과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허락을 구합니다.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겠다며 정중하게 길을 내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에돔 왕은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에돔의 입장에서는 모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에돔 땅을 지나가다가 언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모세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나의 진정성을 증명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저 진심을 알아달라고 호소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상대가 그 마음을 끝내 몰라주고 오해할 때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모세는 어떻게 했을까요? 야곱과 에서가 한 핏줄이라는 역사적 명분을 내세워 자기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었지만 에돔의 오해에 아무런 대거리도 하지 않고 그저 먼 길을 돌아가는 편을 택합니다.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오해를 받으면 마음이 상합니다. 나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것은 몹시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내 진심을 애써 증명해 보이려다가 처음의 진심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상한 감정만이 남곤 합니다.
모세는 멀리 돌아가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상대가 나의 진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멀리 긴 시간을 돌아가는 선택, 이 여유는 나의 진심을 더욱 진심되게 합니다.
사실 모세가 그러할 수 있었던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에돔 땅은 에서의 자손에게 준 것이니 그들과 다투지 말라고 미리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신명기 2:4-5). 모세는 이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이 모세의 마음을 지켰습니다. 말씀을 붙드니까 여유가 생겼습니다. 조바심이 나지 않았습니다. 에돔의 거절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해는 사람 사는 곳이라면 늘 발생하는 자연현상입니다. 억울해하고 괴로워하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붙들어 봅니다. 거절과 오해를 맞딱뜨리고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발견하는 여유 가운데 우리의 진심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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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묵상 2권
<서툰 인생, 잠깐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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