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미디어칼럼

[책산책] ‘망하는 일은 없다’…대형교회 나와 ‘그저교회’ 개척한 전인철 목사 얘기

그저교회 표지

2017년.. ‘그저교회’가 시작되기 얼마 전입니다. 전인철 목사님과 나누었던 교회 이야기가 생생합니다. 그때는 전목사님의 가슴 속에만 있었던 교회가 실제로 존재하는 교회가 되다니 그저 감동입니다. 교회의 시작과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을 곁에서 바라보았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목차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제목들입니다. 오랫동안 가슴 한편에서 맞추려 애쓰던 생각의 조각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다 모여있는 듯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자 성도의 공동체이지만, 동시에 한 목회자의 영혼을 갈아 넣는 몸부림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듯 말입니다. <그저 교회>는 전인철 목사님과 사모님이 둘째를 낳는 대신 낳은 생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교회의 잉태와 출산, 그리고 지금까지 교회가 자라온 시간의 생생한 기록입니다.

그저교회 목차 일부

거창한 사명감이나 목회 철학, 비전으로 포장되지 않은 날것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저는 이 책이 참 좋습니다. 목사들은 꾸안꾸의 달인들인데… 이 책에는 전인철 목사님의 피부를 한겹씩 옮겨 230페이지를 만들어 놓은 듯, 꾸밈없는 진솔함이 묻어나옵니다. 쌩얼 그 자체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꿈꾸는 성도님들에게, 그리고 특히 교회를 가슴에 품고 씨름하는 목회자들에게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유익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책의 목차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목회자가 있을까요?

책에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유튜브 쇼츠처럼 한 챕터를 보면 한 챕터만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자고로 책이란 지루한 맛도 있어야 하는 건데, 그런 맛이 없어서 아쉽네요.

책의 몇 꼭지를 요약해서 소개해 봅니다.

그저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 카페에서 예배를 드린다. <사진 및 설명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

[망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p.234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문 닫는 순간을 생각하는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를 지향할 수 있다. 교회 문을 닫는 것은 저주가 아니다. (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교회를 심정적으로 사유화하는 것이 아닐까?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목회자는 청지기일 뿐이다. 이때, 그 충성이 넘쳐서 주인 행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망하면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은 교회 문을 닫은 이후의 개인의 목표에 대한 물음일 것이다. 담임목사를 하지 못해도 괜찮다. 당장 지금도 ‘그저교회’의 두 번째 스테이지를 위해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면 기쁘게 부목사 역할을 감당할 용의가 있다. 내 삶의 목표는 여전히 누군가와 함께 교회가 되어 행복하게 하나님 나라를 걸어가는 것이다. 그뿐이다. 교회 문을 닫으면, 또 다른 교회의 문을 열 계획이다. 하나님 나라는 영원하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은 아빠, 엄마가 가르치세요] p.75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형식을 선택한 것은 자녀와 부모가 한 공간에서 함께 예배하는 것이 아이들의 신앙교육에 가장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일학교를 따로 구성할 교사가 부족하다거나 교역자가 없어서 선택한 차선책이 아니었다.

성경 66권의 핵심 이야기를 매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일, 대부분의 교회에서 교육부 교역자가 이 일을 한다. 그런데 나는 부모들에게 이 일을 권했다. “여러분, 제가 하면 잘할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주일 강단을 부모에게 내어 주었다. 그저교회는 어른들을 향한 설교가 있기 전, 모든 예배자가 어린아이들의 언어로 하나님을 만난다. 

어느덧 7년이 흘렀다. 부모님들은 너무 잘해 주고 있다. 많은 분이 주중에 깊은 묵상과 연습을 거쳐 강단에 올랐다. 개척 당시 기어다니던 아이들은 이제 초등학생이 되어 자신의 부모가 말씀을 전할 때 환호성과 함께 손뼉을 치기도 한다.

[집에서 시작하는 교회] p.46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시작을 ’집‘에서 하고 싶었다. 내가 가장 따뜻하게 타인을 환대할 수 있는 공간, 나의 집에 초대해서 함께 예배하고 싶었다. 기독교가 정식 종교로 제도화되기 전, 초대교회는 모든 공간이 예배당이었다. 그중에 성경에 가장 많이 기록된 예배는 ’집-교회‘(house-church)’ 가정에서 드리는 형태였다.

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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