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오늘의 시] ‘시월 상달’ 홍사성

오늘 내가 이만큼인 것도/ 할머니 어머니/ 그 간절한 비손 덕일지니…(본문에서) 비손은 표준어로 ‘빌손’ 또는 ‘비손(祈手)’이라고도 쓰이며,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것을 말한다.

논밭 추수 끝내고
마당설거지까지 끝내놓으니
강아지도 거들던 일손 한가해졌도다
돌아보니 올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성주신 은덕 아닌 게 없도다

대문에는 문전신 마당에는 터주신 안방에는 조상신 부엌에는 조왕신 장독대에는 장독대신 뒤깐에는 측신 창고에는 곳간신 외양깐에는 쇠구영신 온갖 영신들이 굽어살펴주셨으니

시월이라 상달
일진 좋은 날 골라
금줄 치고 정성 다해
돼지머리에 시루떡에 과일에
깨끗한 마음 얹은 고사상에
막걸리 한잔 따라놓고
나쁜 기운은 물러가고
좋은 기운만 가득하라고
축원 또 축원
합장 또 합장이로다

오늘 내가 이만큼인 것도
할머니 어머니 그 간절한 비손 덕일지니
천지사방에 감사로다
주야육시로 감사로다

홍사성

불교평론 편집인 및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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