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람칼럼

정신 나간 기독교인들?

Salvador Dalí의 ‘Christ of Saint John of the Cross'(1951)는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독특한 시점으로 그렸다. 화면 아래에는 바다와 산, 하늘이 펼쳐져 있어, 십자가가 우주와 창조 세계 전체를 품고 서 있는 중심처럼 보인다. 달리는 못과 피, 가시관을 모두 제거해 그리스도를 고난을 넘어선 영광의 존재, 곧 부활의 빛을 드러내는 형상으로 표현했다.

창조와 십자가, 그리고 부활’…”세상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아그립바가 바울에게 이르되 너를 위하여 말하기를 네게 허락하노라 하니 이에 바울이 손을 들어 변명하되”(행 26:1)

바울에게 자기를 변호할 최후 변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어쩌면 풀려날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런데 이 기회가 주어지자 바울은 자기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의 변론을 다 듣고 난 아그립바가 이렇게 말할 정도였습니다. “네가 적은 말로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려 하는도다”(행 26:28) 분명 자기를 변론하라고 준 시간이었는데 바울은 예수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겉으로는 열심히 예수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듣다 보면 결국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종교적인 언어로 치장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욕망이 꿈틀댑니다. ‘주신 은혜가 감사하다’는 것인지, ‘그 은혜를 받은 내가 잘났다’는 것인지 아리송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 응답으로 둔갑한 자기 자랑을 얼마나 많이 하고 또 듣고 있습니까?

반대로,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그 안에 예수님이 녹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직업을 가졌든, 그 삶의 중심에 예수님이 자리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목사가 강단에서 설교를 해도 하나님을 빙자한 자기 자랑이 될 수 있지만, 세상 한가운데서 치열하게 돈을 벌어도 그 인격과 삶에서 예수님이 배어 나올 수 있습니다.

바울의 말을 듣고 있던 총독 베스도가 소리칩니다.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행 26:24)

어쩌면 이 말은 두 가지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첫째는 문자 그대로 바울이 헛소리를 지껄인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의미는, 자기 변호를 하라고 준 그 소중한 기회를 고스란히 복음을 전하는 데 써버리는 바울이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보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할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믿는 믿음의 내용입니다. 창조와 십자가, 그리고 부활이라는, 세상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두 번째는 그 믿음에 따라 사는 삶의 방식입니다.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남에게 양보하거나, 손해를 봤는데도 감사를 고백하고, 고난을 선물이라 여기는 삶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계발의 관점에서 자기 부인의 삶은 납득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안타깝게도 다른 의미에서 “당신들 미쳤구나”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것 같습니다. 교회와 성도가 일반 상식에도 못 미치는 ‘정신 나간 짓’을 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들어야 할 목소리는 바울이 들었던 “네가 미쳤구나”입니다.

석문섭

베이직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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