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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아이반 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즈 전 선임기자]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대해 전 세계가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다. 최근 영국, 호주, 포르투갈,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도 종전의 입장을 번복해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에 힘을 실어줬다. 이로써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40개국이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이래 이스라엘인 1,139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인질로 잡혔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이어갔지만, ‘말살’에 가까운 극단주의를 자행하며 세계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역시 이스라엘의 인도주의에 위배되는 행위들을 규탄해 왔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독립국가로서의 지위를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서방국가들과 달리 팔레스타인을 그 즉시 독립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지난 9월 22일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우리는 ‘인정에 대한 여부’가 아닌 ‘인정하는 시기’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며 “그 시기는 팔레스타인 측이 테러를 포기하고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는 정부를 수립할 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불법 정착촌을 확장하는 행위가 양국의 평화적 해법을 저해한다고 비판해 왔으며,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이들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것이란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이에 대해 “오랜 분쟁을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풀어가기 위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독립국가로서 평화와 안전, 존엄 속에 공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세안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 들어가 있지만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입장은 보다 적극적이다.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이 ‘독립국가 팔레스타인’을 인정해야만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 9월 23일 유엔 총회에 참석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방안들도 지지할 것”이라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발언은 인도네시아 내 무슬림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균형 잡힌 방침이 양국 해법에 궁극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인구의 절대다수가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 18일과 23일에는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 위치해 있는 유엔 사무소 앞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9월 24일 말레이시아 시민단체들도 총리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오는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이스라엘의 강경노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세안 순회의장을 맡고 있기도 한 안와르 총리는 트럼프와의 회담을 통해 아세안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세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트럼프와의 협력을 통해 이-팔 대화를 이끌어내는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회원국들이 팔레스타인을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는 이들의 의견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아시아엔 영어판: Singapore Seeks “Right Constellation” To Recognize Palestine – THE As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