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나는 일곱 번째 유라시아 횡단에 나선다. ‘길은 평화다! 뉴욕에서 파리 그리고 한반도 DMZ. 북동항로’라는 이름의 이 여정은 미국 뉴욕에서 시작되어 태평양을 건너고, 시베리아를 지나, 북극해 항로와 DMZ를 통과해 서울에 도착하는 여정이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세계에 묻고자 한다. “왜 우리는 아직도 이 길을 가지 못하는가?”
지금 세계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디지털 기반의 실시간 세계화 속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가 각자의 영향권을 확장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북극해 항로 구상,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시도는 단지 국제 외교의 흐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고, 남북한 간 평화의 길도 열릴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단절된 400km 안에서 계속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유라시아 대륙으로 이어지는 14,000km의 길 위에서 새로운 일상을 상상할 것인가. 시베리아를 지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와 북극해 항로는 모두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이어지는 14,000km의 신(新)물류 축이다. 이는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보다 7,000km가 짧아져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다.
시베리아를 지나는 이 길은 단순한 물류 경로가 아니다. 그것은 곧 확장된 일상이다. 대한민국의 청년이 직접 차를 몰고 시베리아를 횡단해 발트해에서 윈드서핑을 타고, 가족이 함께 바이칼호에서 낚시를 하며, 유라시아 대륙 북극권에서 오로라를 바라보는 시대. 이 모든 것은 실현 가능한 미래이며, 그 길을 위한 실현 가능한 도로망은 이미 존재한다.
북극해 항로는 지구온난화라는 불행한 조건을 전제로 하지만,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는 지금 바로 활용 가능한 희망의 인프라다. 대한민국은 이 둘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부산과 울산은 글로벌 물류 항구로 거듭날 수 있고, DMZ는 더 이상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연결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청 드린다.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 상징이 아니라 연결, 회담이 아니라 ‘길’이 앞서야 한다. 분단된 한반도의 길을 잇는 것이야말로 유라시아 시대 대한민국의 비전이며, 우리의 평화를 구체화하는 실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