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람칼럼

[추모] 김형곤 20주기…’온 국민이 웃으며 잠드는 세상’ 꿈꾸던 국민 코미디언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 등장한 김형곤씨
[아시아엔=엄용수 개그맨] “온 국민이 웃으면서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방송국의 심야프로그램은 코미디로 방송해야 한다! 웃음의 날을 제정하고 그날 하루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웃고 지내야 한다! 늘 웃는 습관을 갖도록 어릴 때부터 연습해야 한다! 준비 없이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

몸도 마음도 삶도 코미디였던 김형곤의 생전에 외침이었습니다. 우리 곁을 떠날 때도 코미디언임을 인정받고자 코미디처럼 떠나갔습니다. 그의 표정과 말과 행동은 모두가 코미디였고 언제나 코미디만을 생각했고 코미디를 위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왜 김형곤이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은 코미디가 아닌지, 왜 사실이어야 하는지 원통할 따름입니다. 코미디언 김형곤은, 진정한 코미디는 정치풍자라며 시사코미디 프로를 만들어 방송의 질을 높이고 코미디 중흥을 이룩하였습니다. 현실참여가 없는 코미디언은 죽은 코미디언이라며 당시 정치 상황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무소속 국회 입성을 위하여 선전하고 무소속회 다득표를 하였습니다. 

대학로에 코미디 연극바람을 일으켜 많은 개그극단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실력 있는 후배의 등용문이 되겠다며 신인을 발굴하여 자기 코너에 출연시켜 조화를 만들었습니다. 코미디클럽을 만들어 코미디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시민 특히 해외교포들에게 밤의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미국, 이탈리아 월드컵에 응원단을 조직하여 원정 응원단장을 맡아 나라사랑 축구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칠판 하나를 소품으로 강의식 코미디를 개방하고 여세를 몰아 일류 기업체에 초청강연을 수 없이 하였습니다. 공포의 삽겹살을 비롯한 세개의 체인사업과 이벤트 프로덕션 사업, 연극제작 사업, 빌딩임대 사업 등 사업가로서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보를 접하고도 슬프다 안타깝다 조의를 표한다는 말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최고 미국교포 위문 공연과 폭소클럽 공연에서 신세대 개그맨을 능가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카네기홀 공연과 효도디너쇼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은 국민 코미디언을 왜 하느님은 이렇게도 일찍 부르셨습니까. 하늘에는 웃기는 재주꾼이 그렇게도 없습니까. 

이주일 형님도, 양종철 아우도 모두 보내드렸는데 왜 자꾸 코미디언을 데려가십니까. 돌이켜보면 나이가 많다는 한가지 이유로 인생 선배라며 김형곤에게 늘 질책과 지적을 하기만 했습니다. 또 그는 넓은 마음으로 잘 따라주었습니다. 사랑한다, 훌륭하다, 멋있다는 말을 한번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오늘 이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팬들에겐 웃음을 주고, 코미디언들에겐 용기와 희망을 주고 가톨릭의대에겐 시신을 기증하고, 태어날 때처럼 아무것도 갖지 않고 영면의 길을 떠난 천재 코미디언 김형곤!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사랑 듬뿍 갖고 편히 잠드소서.

필자 엄용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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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siaN 편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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