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12일 실시된 필리핀 상원의원 선거에서 배머킨 아키노(Bam Aquino)와 키코 프란시스 팡길리난(Kiko Pangilinan)이 상위 5위권에 당선되며, 기존의 여론조사를 뒤엎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사람은 선거 전 실시된 Pulse Asia, SWS, OCTA Research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이름조차 오르지 못했으나, 실제 개표 결과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상원 입성에 성공했다.
Bam Aquino(배머킨 아키노)는 고(故)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Benigno “Ninoy” Aquino Jr.)의 조카이자, 전 대통령 Benigno “Noynoy” Aquino III의 사촌으로, 교육 개혁과 청년 창업 지원 정책에 앞장서온 개혁 성향 정치인이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특히 ‘청년과 스타트업의 친구’로 불릴 정도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아왔다.
Kiko Pangilinan(프란시스 키코 팡길리난)은 법률가 출신의 중도개혁 성향 정치인으로, 농업과 식량 안보, 농민 권익 보호에 힘써온 인물이다. 그는 상원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에는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경력이 있다. 그는 배우 샤론 쿠네타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선거는 밀레니얼과 Z세대 유권자들의 조직적이고 독립적인 투표 참여가 큰 변수가 됐다. 밀레니얼 인구는 약 2,594만 명, Z세대는 약 2,187만 명으로, 각각 34.15%, 28.79%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과는 다른 세대 주도형 선거 결과를 의미한다.
정치평론가들은 “청년층이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이번 결과는 필리핀 정치지형의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의석 24석 중 절반인 12석이 새롭게 선출되었으며, 하원 전 의석과 지방정부 주요 직책들도 함께 선출되었다. 이 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로,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향후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선거였다. 특히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와 부통령 사라 두테르테 간의 정치적 갈등이 부각되면서, 두 정치 가문의 세력 다툼이 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또한, 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구금된 상태에서 다바오시 시장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등 필리핀 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28년 대선을 앞두고 필리핀 정치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