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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별세한 연극배우 장민호 “괴테, 당신 덕분에 행복했소”

2일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연극인 장민호 선생을 기자가 직접 만난 것은 2005년 6월 16일 평양 양각도호텔 연회장에서였다. 6·15 제5주년 기념공연으로 초청받아 가극 <금강>에서 동학의 최해월에 해당하는 ‘아소 할아버지’역을 맡기 위해 공연차 평양에 왔던 터였다.

필자는 당시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그날 밤 남쪽의 정계 문화계 언론계 인사 등 20명 가량이 모인 뒤풀이 자리. “한겨레신문 기자입니다. 한국기자협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인사를 드리자 선생은 “반갑군요. 기자들 역할 무척 중요해요.” 하시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적부터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뵈온 선생은 느릿한 몸짓에 중후한 저음 목소리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경향신문> 유인화 논설위원은 3일자 26면 ‘여적’란에서 ‘파우스트 張’이란 제목을 달아 선생을 추모했다. 칼럼은 지난해 3월, 2010년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 그의 마지막 작품 ‘3월의 눈’에서 고인이 대사를 인용했다. “빈손으루 혼자 내려와서 자네도 만나구, 손주, 증손주까지 보았으니, 이만하면 괜찮지, 괜찮지 말구···. 이젠 집을 비워줄 때가 된 거야···.”

무슨 역이든 소화하는 잡식성 위장을 가졌다던 노배우는 1966년 10월 옛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괴테 원작의 <파우스트>에 파우스트로 출연한 후 1997년까지 4차례에 걸쳐 주연을 맡았다. 매 장면마다 완벽함을 추구하던 ‘파우스트 張’이 저승에서 괴테를 만나면 이 얘기부터 꺼내지 않을까? “당신 덕분에 참 행복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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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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