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영상의 글로컬 뷰] 법무부·재외동포청, 전북 고려인과 마주 앉다…‘정착’과 ‘페치카’의 미래

전북고려인협회 행사 참석자들. 앞줄 왼쪽부터 필자, 법무부 동포체류통합과 김정원 사무관과 김세진 과장, 전주글로벌다문화센터 김태영 이사장, 안산에서 온 박나탈리아, 채예진 KGN 이사장, 재외동포청 귀환동포정착지원과 강모세 과장, 임영래 ADF 자문위원, 주춘매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 공동대표, 김윤주 굿네이버스 전북지부장, 이나린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 공동대표. 중간줄 왼쪽 두 번째는 김정기 <전주일보> 칼럼니스트, 뒷줄 중앙은 이계철 전 군장대 총장, 그 오른쪽으로 한 사람 건너 이지훈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등이 보인다.

아시아발전재단(ADF) 전북고려인협회 행사 공동주최

[아시아엔=임영상 아시아발전재단 상임고문, 한국외대 명예교수] 지난 9월 10일 목요일 전주시 덕진구 장동 장동교회 세미나실에서 제2회 전북고려인협회 고려인 역사 공부 모임이 열렸다. 6월 5일 발족한 협회는 토요일까지 일하는 동포들을 고려해 7월 19일 일요일 오후 4시 첫 모임을 가졌다. 당시 동포들은 법무부와 재외동포청 관계자의 참석을 요청했다. 이에 전주글로벌다문화센터(JGMC·센터장 김태영)와 아시아발전재단(ADF·이사장 김준일)은 공직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두 번째 모임을 9월 10일 목요일 오후 4시로 준비했다.

현재 고려인은 안산시와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산시와 천안시, 청주시, 광주광역시 광산구, 경주시, 김해시 등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지나친 집거화(集居化)로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엄마, 러시아 애들이 적은 학교에 다니고 싶어요.” 교사들 사이에서도 고려인 학생들의 분산 배치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문화·교통·관광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 도시가 ‘고려인의 고향’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그래서 ADF는 전북의 도청 소재지 전주에서 전북고려인협회가 발족한 것이 반가웠다. 또 ‘고려인 역사 공부’ 모임을 갖는다는 소식에 한국인과 고려인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쓰인 <함께 하는 고려인 이야기>를 전주에 보냈다.

오후 4시 김태영 센터장이 제2회 행사의 문을 열고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김성문 운영지원팀장, 전북국제협력진흥원 김제승 외국인교류팀 대리, 굿네이버스 전북지부 김윤주 지부장,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지훈 센터장, 진안군가족센터 박주철 센터장,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 주춘매·이나린 공동대표, 한중동행협회 김홍일 부회장과 차해선 정책국장 등을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필자는 이계철 전 군장대 총장과 김정기 전 KBS전주 PD(<전주일보> 칼럼니스트)를 특별히 소개했다.

법무부 동포체류통합과, 재외동포청 귀환동포정착지원과 함께 참석

전북고려인협회 첫 번째 모임에도 특강 강사인 정막래 호서대 초빙교수를 소개했던 ADF는 이번에는 전북대 초빙교수를 지낸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KGN) 채예진 이사장을 추천했다. 바쁜 중앙정부 주무과장 두 사람의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지만 법무부 동포체류통합과(과장 김세진)와 재외동포청 귀환동포정착지원과(과장 강모세)에 협조를 구했다.

전북고려인협회 1·2부 발표자. 왼쪽부터 KGN 채예진 이사장, 법무부 동포체류통합과 김세진 과장, 재외동포청 귀환동포정착지원과 강모세 과장.

제1부 채예진 이사장의 고려인 역사 이야기는 ‘고려인의 과거와 현재’와 ‘고려인 동포와 제빵-새로운 가능성’ 두 주제로 진행됐다. 평일 행사여서 참석한 고려인은 4명에 불과했지만, 고려인 4세로 2018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채예진 이사장의 강의에 참석자 모두가 경청했다. (<아시아엔> 2026.9.11 ‘전북 고려인들, 역사 공부와 ‘페치카’ 빵으로 미래 굽다’)

1860년대 한인의 러시아 연해주 이주, 1937년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1991년 소련 해체에 이은 고려인의 재이주, 그리고 2014년과 2015년 한국 정부가 가족 동반을 허용한 뒤 본격화한 고려인의 귀환까지. 이제 고려인의 오랜 이주 생활은 끝나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려인 동포와 제빵-새로운 가능성’ 이야기도 반응이 좋았다. 경기 광주 곤지암에서 고려인 고이리나씨가 시작한 ‘페치카 베이커리’ 모델이 2027년 1월 ‘전주 고려인 베이커리 직업훈련’을 통해 전북 전주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그의 간절함이 깊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제2부에서는 국내 귀환 동포 정착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법무부와 재외동포청 관계자가 나란히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김세진·강모세 과장의 발표는 각각 10분 남짓으로 짧았지만 참석한 동포뿐 아니라 이주민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의 여러 기관·단체 관계자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두 사람은 역사의 질곡 속에서 한국어를 잃은 채 귀환하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인 친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정기 전 KBS전주 PD도 이를 자신의 칼럼에서 다시 소개했다. (<전주일보> 2026.9.16 ‘페치카(PECHKA)’)

고려인들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채예진 이사장이 통역을 맡았다.

이어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김성문 운영지원팀장의 비자 정책 설명과 고려인 동포들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AI 통역기가 러시아어 질문을 화면에서 한국어로 옮겼지만, 채예진 이사장이 직접 앞에 나와 보다 정확하게 통역하며 질의응답을 도왔다.

전주글로벌다문화센터이주민 자녀·유학생에 전심 쏟아

필자가 김태영 센터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24년 4월 여성가족부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의 서울 행사에서였다. 한 달 뒤인 5월 14일 전북특별자치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북연구원과 전주상공회의소 공동주관 ‘제1회 전북백년포럼’ 발표회장에서 다시 그를 만났다. 필자는 이날 ‘전북 동포(고려인)마을 왜, 그리고 어떻게’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날 김태영 센터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전주 장동교회도 방문했다.

전주 장동교회는 전주글로벌다문화센터와 알바트로스 한국어센터, 전주글로벌시민학교(대안학교)를 운영하며 국내 거주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교회였다. 현재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온 고려인 동포와 그 자녀는 없었다.

김태영 센터장은 2024년 12월 시작한 ADF의 고려인청소년교육협력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귀환하는 고려인 동포와 자녀들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하고 있다. 전북고려인협회 발족도 김태영 센터장의 노력 덕분이다. 그는 2027년 1월 시작할 ‘전주 고려인 베이커리 직업훈련’ 사업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교회 건너편 전주글로벌푸드뱅크 건물 1층 20여 평 공간에 ‘전주 페치카 베이커리’를 열 계획이다. 고려인 베이커리 직업훈련을 마친 고려인 동포들과 함께할 공간이다.

장동교회 바로 옆에 있는 전주글로벌다문화센터 사무실.
‘전주 페치카 베이커리’ 창업 후보지. 전주글로벌푸드뱅크와 같은 건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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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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