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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 우리땅걷기 이사장 “지옥에서 보낸 7일…이번에는 진실 밝혀지길”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이사장은 1981년 안기부 전주분실에 불법 구금돼 약 일주일 동안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 당시 안기부 수사관들은 그에게 제주도에서 어선을 타고 북한에 가 김일성에게 자금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신 이사장은 끝내 간첩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풀려났지만, 이후에도 오랫동안 당시의 기억과 고통을 안고 살아왔다.

그는 이 경험을 수십 년 동안 주변에조차 거의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10월 자전소설 <안기부에서 받은 대학 졸업장-지옥에서 보낸 7일>을 펴내며 처음으로 당시의 불법구금과 고문 경험을 공개했다. 같은 해 1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진실화해위는 2023년 10월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진실화해위는 2024년 1월 국정원에 당시 수사자료와 관련 직원 명단을 제출하도록 명령하기로 의결했다. 진실화해위가 국정원에 자료제출명령을 내린 것은 1·2기를 통틀어 처음이었다. 앞서 국정원은 관련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직원 명단 제출도 거부했고, 가해 직원의 이름을 특정해 다시 요청하면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진실화해위는 사실상 자료 제출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신 이사장은 당시 취조에 참여한 수사관이 6명가량이었다고 기억한다. 1985년 전주 거리에서 그중 한 명을 우연히 마주쳤고, 2016년에는 순창도서관 강연 뒤 한 수사관의 친구라는 사람에게 그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 경험은 결국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책을 낸 뒤부터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받는 꿈을 더 이상 꾸지 않게 됐다고 한다. 글쓰기를 통해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둔 고통이 어느 정도 풀린 것 같다고 했다.

2024년 1월 관련 기사가 연합뉴스와 한겨레 등 여러 언론에 보도됐을 당시 신 이사장은 남미 여행 중 칠레에 머물고 있었다. 1981년 사건 이후 40년 넘게 흐른 뒤 처음으로 국가기관이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가는 듯해 만감이 교차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진실 규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2기 진실화해위 활동이 마무리된 뒤 제3기 출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 이사장은 당시 자신을 불법구금하고 고문한 사람들이 누구였는지, 왜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끝내 확인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바람은 단순하다. “내가 왜 그곳에 끌려가 그런 조사를 받아야 했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그는 제3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한다면 이번에는 당시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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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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