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칼럼

이화영 위증 유죄 판결이 남긴 것…”진실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오른쪽)

진실이 제자리를 찾았다.

상식적인 사회라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에서는 그 당연함조차 새삼 확인해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그래서 기쁘면서도 씁쓸하다.

우선 지난 2년 3개월 동안 거센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박상용 검사에게 수고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 공직자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공격과 의혹 제기의 중심에 서야 했던 시간이었다.

논란의 출발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이른바 ‘검사실 연어 술파티’ 의혹이었다. 해당 주장은 제기 당시부터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일부 진영은 이를 근거로 수사의 정당성 자체를 흔들려 했다. 결국 논란은 특정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문제를 넘어 검찰 수사 전체의 신뢰성과 직결된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됐다.

그들이 이토록 이 의혹에 집착했던 이유도 분명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최종 종착지가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수록 수사 자체를 흔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사 검사를 부패한 인물로 규정하면 수사 결과 역시 함께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계산이 작동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참여재판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법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관련 진술을 위증으로 판단했고, 배심원들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그 판단의 주체가 특정 정치세력도, 특정 언론도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수시로 ‘국민의 눈높이’와 ‘시민의 상식’을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증거와 진술을 직접 검토한 결과는 일부 정치권의 주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국민참여재판이 갖는 의미다.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증거와 논리, 사실관계가 판단의 기준이 된 것이다.

저들 민주당 국회의원 본인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더욱 의아한 것은 국민참여재판의 유죄 평결 이후 민주당이 내놓은 ‘고의성 없는 위증’이라는 주장이다. 위증은 허위 사실임을 인식하고도 진술하는 행위를 전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고의성 없는 위증’이라는 표현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상당한 의문을 남긴다.

만약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거짓 진술을 하려는 의도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논리는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렇다면 왜 반복적으로 사실과 다른 진술이 이어졌는지, 누가 그러한 주장과 논리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재판 결과를 비판할 수 있다. 판결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 역시 사실과 논리에 기초해야 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시민 배심원의 판단과 법원의 결론 자체를 부정하기 시작한다면 결국 무너지는 것은 사법부의 권위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신뢰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일부 언론의 태도다. 정치권의 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 언론은 정치적 주장과 객관적 사실을 구분하고 국민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상식과 논리에 어긋나는 주장일수록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특정 인물의 유·무죄를 넘어선다. 그것은 거대한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결국 사실과 증거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는 데 있다. 정치적 선동은 일시적으로 여론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법치주의는 여론이 아니라 증거 위에 서야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거대한 정치 권력이 한 명의 검사를 향해 의혹과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결국 진실을 가려낸 것은 권력도, 여론도 아닌 증거와 시민의 상식이었다. 그것이 이번 판결이 남긴 가장 큰 의미다.

진실은 때로 늦게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명예가 훼손되고 사회적 비용도 치러야 한다. 그러나 진실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간다.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에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 역시 바로 그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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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음악감독, '낙원전파사' 프로듀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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