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칼럼

올레길에서 존2 운동까지…98세도 걷는 괴산발 걷기 열풍

걷기는 치매예방과 근력강화에 최고다.

올레길에서 존2 운동까지…98세도 걷는 괴산발 걷기 열풍

□ 걷기 열풍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98세 어르신도 걷기에 동참한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이상 비율이 42.6%에 이르는 초고령 지역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2024년 64억원에서 2025년 99억원으로 35억원(55%) 늘었다. 이에 군은 지난 2월 ‘걷다보니 통장부자’ 사업을 시작했다. 하루 7000보를 걸으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500포인트가 지역사랑상품권 카드에 적립된다.

□ 건강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주민 건강을 위해 시작한 걷기(步行, walking) 사업에는 두 달 만에 주민 5392명이 참여했다. ‘걷다보니 통장부자’는 단순 현금 지원과 달리 주민이 스스로 건강을 챙기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주민 건강이 좋아지면 의료비(醫療費) 등 사회적 비용이 줄고, 지역 상권(商圈)에도 돈이 돌게 된다.

□ 제주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올레길’은 제주도에 조성된 트레일(trail·탐방로)이다. 올레는 제주 방언(方言·사투리)으로 큰길에서 집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뜻한다. 시사저널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 서명숙 이사장이 4월 7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제주도에 올레길을 만들어 전국적인 걷기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서 이사장은 2006년 Camino de Santiago 순례길을 걸었다. 한 달간 800km를 걸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고, 귀국 직후 고향 제주로 내려가 사단법인 제주올레 를 세웠다. 서귀포 시흥리에 첫 코스를 냈다.

꾸준히 길을 발굴해 2022년 제주 한 바퀴를 도는 27개 코스, 총 437km를 완성했다. 그해 올레길 누적 방문객은 1000만명을 넘었다. 제주올레는 전국 도보여행 붐을 일으켰고, 2012년에는 일본 규슈에도 수출됐다. 이러한 공로로 201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 존2 운동, 왜 주목받나

존2(Zone 2) 운동은 심박수 기준 운동 강도를 5단계로 나눴을 때 두 번째 수준의 걷기 운동이다.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60~70% 수준이며, 숨이 차고 땀이 나지만 대화는 가능한 강도다.

이 강도에서는 몸이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젖산은 많이 쌓이지 않는다. 근육 속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활동도 활발해진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지방 연소 능력 저하와 혈당 조절 이상, 대사 기능 저하와 관련이 깊다. 존2 운동은 지방 연소 능력을 회복하고 인슐린(insulin) 감수성을 높이며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운동은 양과 강도가 모두 중요하다

최근 European Heart Journal 발표 연구는 운동량과 운동 강도를 함께 분석했다. 총 운동량이 비슷해도 ‘숨이 찰 정도’의 고강도 운동 비율이 높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매(63%), 당뇨병(60%), 간질환(48%), 신장질환(41%), 심방세동(29%) 위험이 더 낮았다.

또 4월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Medicine 연구는 중등도-고강도 신체활동(MVPA)을 분석했다. 주 150분의 MVPA를 한 그룹은 총 사망 위험이 48% 낮았고, 300분은 50% 낮았다. 계단 오르기, 빠르게 걷기처럼 짧은 활동을 여러 번 나눠 해도 효과가 있었다.

두 연구를 종합하면 운동은 ‘양’과 ‘강도’를 함께 갖출 때 수명 연장과 질병 예방 효과가 가장 크다는 뜻이다.

□ 에릭 토폴 “운동은 최고의 항노화 약”

미국 심장 전문의이자 AI 의학 권위자인 Eric Topol 박사는 최근 저서 『슈퍼 에이저』에서 “운동은 신체 전반의 노화 시계를 늦추는 데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토폴 박사는 17년간 80세 이상 고령자 1400명을 연구했다. 유전적 공통점은 거의 없었고, 건강 장수의 핵심 비결은 운동이었다. 특히 근력 운동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고, 뇌 기능 유지와 낙상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암·심장병·치매 같은 노화 관련 질환 예방에 근력 운동 효과는 놀라울 정도”라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병행을 권했다.

□ WHO 권고

세계보건기구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 혹은 두 강도의 적절한 병행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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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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