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ategorized

파르윈, ‘가난한 이들의 짐’ 짊어온 바레인 언론의 별

Parween Nasrallah


* 이 기사는 아시아엔 다국어판 플랫폼을 통해 공유됩니다.

파르윈 나스랄라(Parween Nasrallah, بروين نصر الله)는 바레인 무하라크 수크 출신 기자로 1988년 걸프통신에서 경력을 시작해 일간지 아크바르 알-칼리즈’에서 사회·법조·탐사 분야를 담당했습니다. 바레인기자협회 창립 멤버로, 2025년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현장 밀착형 기자로 동료들에게 ‘현상’이라 불렸습니다. 그는 2025년 8월 24일 투병 끝에 별세했으며, 무하라크 묘지에서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편집자

[아시아엔=모함마드 파델 알오바이들리 두바이 컨설턴시·리서치센터 수석애널리스트, 전 AFP 바레인 특파원] ‘중립’은 저널리즘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그러나 거리의 과부나 가난한 이들, 버려진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종종 중립과 인간적인 연민 사이에서 충돌하곤 한다. 사무실에서 준비된 질문과 답변으로 정중히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과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취재원과 마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후자의 만남은 기자들에게 머리 아픈 질문을 남기곤 한다. “이걸 써야 할까? 그 말을 그대로 옮겨야 할까?” 경력이 쌓이면서 대다수의 기자들은 그럼에도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 “저널리즘은 늘상 고뇌하는 직업”이라는 자조 섞인 낡은 격언을 떠올리며 격정적인 취재 현장에서 물러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 이들 가운데 한 명이 파르윈 나스랄라였다. 그는 인간의 고통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기자였다. 다수에도 속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소수에 속하지도 않았다. 그저 나스랄라 그 자신으로 존재했다. 그런 그녀를 동료들은 ‘하나의 현상’이라 여겼다. 즉흥적이고, 언행이 날카로우며, 대립을 두려워하지 그와도 잘 맞는 단어였다.

그녀가 뉴스룸에 들어오는 순간 주변의 공기가 바뀌곤 했던 기억이 난다. 바레인 방언으로 “멍청이들 뿐이었다”며 투덜대곤 했는데 동료들은 그 불평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책임을 피하는 공직자들과 공허한 약속들, 절박하게 그녀를 찾아온 사람들과의 뒤섞임 속에서 나온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파르윈에게 저널리즘은 단순한 보도 활동이 아니었다. 그녀는 모든 이야기를 자신의 일처럼 짊어지며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담당자에게 끝까지 후속 조치를 요구하며 취재원의 기쁨과 절망을 함께 나눴다. 그녀는 세상을 두 부류로 나눠서 접근했다. ‘지극히 가난한 이들’과 ‘마음에 상처 입은 가난한 이들’. 이들의 짐을 자기 일처럼 여겼기에 가슴 깊이 좌절한 적도 있었지만, 작은 일에 큰 보람을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유머 감각은 그녀가 스스로를 버티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그녀는 유머로 주변을 채우곤 했다. 불평불만은 재치로 갈무리되고, 좌절은 풍자로 누그러졌다. 동료들은 그녀가 절망을 웃음으로, 분노를 희극으로 바꾸는 힘을 가졌다고 회상한다.

나이가 들면서 탐사보도가 줄어들었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세월이 흘러 동료들과 멀어졌어도 그녀는 여전히 이웃과 가족, 그리고 잊지 않았던 사람들의 안부를 챙기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메시지가 멈췄다. 파르윈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그녀가 채워왔던 공간들이 고요해진 것이다.

‘파르윈’이라는 이름은 페르시아어로 ‘별’을 뜻한다. 파르윈은 그 이름대로 생을 다했다. 바레인 언론을 밝게 비추면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의 등불을 자처한 그는 바레인 언론을 밝게 비춰왔다. 저널리즘의 가장 인간적인 소명을 상기시켜주면서 말이다.

우리는 ‘마음 다친 가난한 이들’의 짐을 짊어온 기자를 떠나보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웃음과 도전, 그리고 연민이라는 유산을 남겼다. 파르윈 나스랄라는 단순한 기자가 아니었다. 우리 곁에서 유독 빛났던 그 별은 별들 사이에서도 영원히 빛날 것이다.

아시아엔 영어판: Remembering Parween: A Journalist Who Lived the Sorrows of the Poor – THE AsiaN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