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하늘에 울려 퍼진 ‘아리랑’

공군군악대가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마칭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공군 정훈공보실>

공군군악대 국제군악제 참가…코리아를 연주하다

국제군악제 ‘스파스카야 바쉬냐’가 9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올해 7번째인 모스크바 국제군악제에는 대한민국 공군군악대를 비롯해 영국·스위스·프랑스 등 13개 나라 1500여 명의 군악대원들이 참가해 저마다 개성과 실력을 뽐냈다.

67명으로 구성된 우리 공군군악대는 전통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다양한 공연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공군군악대는 마칭 공연, 모스크바 시가행진, 거리공연 등을 통해 러시아 국민들과 만났다. 군악대장으로서 군사외교의 첨병으로서 한·러 우호증진에 한 몫을 했다는 자부심이 컸다.

한국 공군군악대가 참가한 제7회 모스크바 국제군악제 개막식?<사진=공군 정훈공보실>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거리공연을 펼치고 있는 공군군악대?<사진=공군 정훈공보실>

이번 군악제는 처음 참가한 국제행사였지만 우리 군악대는 다른 나라 못지않은 실력으로 참가자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군악연주와 함께 국악, 비보이 춤,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다양한 레퍼토리는 현지인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으로 K-팝 열풍이 불고 있는 덕분에 공군군악대가 강남스타일, 아리랑 등을 연주할 때 함께 따라 부르며 춤추는 모스크바 시민들이 많았다. 이런 호응을 보면서 우리 군악대 연주가 국가 이미지를 높였다는 사실에 군악대원들 모두 애국심과 자긍심을 느꼈다.

사물놀이 팀과 함께 거리공연 중인 공군군악대?<사진=공군 정훈공보실>
오스트리아 군악대가 묘기를 부리며 연주하고 있다.?<사진=공군 정훈공보실>

때마침 군악제와 같은 시기에 G20 회의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렸다. 한·러 정상회담도 열렸다. 두 나라 관계강화와 유라시아 협력의 중요성이 자주 언급됐다. 1990년 9월 한·러 수교 이후 한국 군악대가 러시아 땅을 밟은 것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우리의 전통민요 ‘아리랑’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울려 퍼지게 하고 러시아 국민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군악제 기간 중 연일 비가 내렸지만 객석은 항상 만원이었다. 8000여 명 들어가는 객석이 매일 빼곡히 들어찼으니 본행사 관람객만도 6만4000명이 넘었다는 얘기다. 빈자리 없이 들어찬 객석만큼 수많은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 속에 한국에 대한 호감과 한·러 협력 메시지가 심어졌을 것이다.

러시아 군악대의 한 여군이 군악 연주에 맞춰 칼춤을 추고 있다.?<사진=공군 정훈공보실>
공군군악대와 비보이팀이 ‘강남스타일’을 연주하며 춤을 주자 관객들의 호응이 쏟아지고 있다.?<사진=공군 정훈공보실>
일본 모리오카시 산사오도리 축제 공연팀이 참가해 일본의 전통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사진=공군 정훈공보실>

한국과 다른 날씨·음식·문화로 인해 쉽지만은 않은 러시아 공연이었다. 넉 달 여 동안 뜨거운 태양 아래 땀 흘리며 연습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공연에 임한 군악대원들의 열정이 정말 자랑스럽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어울리고 공감할 수 있는 한국인의 흥, 춤과 노래로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더 자주 찾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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