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시리아내전 사망자 10만명”
케리 美 국무 “군사 해법 없다…외교적 노력 필요”
인권단체 “라마단 이후에만 2000여명 사망”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시리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10만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에 따라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아 내전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총장은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만남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사태로) 1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또한 수백만명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거나 난민이 돼 이웃 국가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달 시리아 내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거의 9만3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이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정부군과 반군) 양측 모두 군사적이고 폭력적 행위를 중단하고 제네바에서 평화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한 시리아 내전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한 유엔 조사단이 접근 범위 등을 놓고 시리아 정부와 논의를 마쳤으며 곧 보고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리 국무장관도 “엄청난 수준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모두 평화 협상을 열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며 “시리아 사태에 군사적인 해결책은 없으며 오직 정치적 해법뿐이다.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또한 지난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이 시리아 정부와 반군을 제네바 협상으로 이끄는 데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5월 제네바에서 시리아 해법 도출을 위한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반 총장은 오는 9월 제네바에서 평화협상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반군 세력 내의 분열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외교적 방해 등으로 협상 개최 논의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내전 희생자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 있는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10일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시작된 이후 시리아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2천1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천323명이 정부군이나 반군 소속이었으며 민간인은 어린이 105명과 여성 99명 등을 포함해 모두 639명에 달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희생자 수는 최근 4일간 크게 증가했다”며 “정부와 반군 모두 진짜 수치를 숨기고 있어 실제로는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달 26일 시리아에서 2011년 3월 18일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숨진 사람이 모두 10만191명이라고 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