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재…”작업환경 열악 속 무더기 희생”

<사진=신화사>

120명 사망·70명 부상…중앙정부 직접 조사

중국에서 120명의 사망자와 70명의 부상자를 낸 지린(吉林)성 가금류 공장 화재 참사는 열악한 작업 환경과 소방교육 미비가 주 요인으로 지적됐다.

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참사가 발생한 공장은 지린성 더후이(德惠)시 미사쯔(米沙子)진에 있는 연면적 2만㎡ 규모의 육계 도축·가공 공장이다.

근로계약을 맺은 전체 직원 수는 411명이며 이들은 연간 100만 마리의 육계를 도축한 뒤 부위별로 포장, 냉동하는 작업을 해왔다.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한 3일 오전 6시께는 공장 안 대형 작업장 2곳에 300여명의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신화사/Wang Hao Fei>

생존자들은 당일 오전 5시30분 정상 출근한 직원들이 작업장 2곳에 150여명씩 나뉘어 조업을 시작했고 오전 6시가 조금 지나 불이 났다고 증언했다.

한 직원은 “갑자기 ‘뚝’하는 소리가 난 뒤 누군가 ‘불이야’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동시에 실내 조명이 모두 꺼지고 붉은 화염이 순식간에 시야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비상구 쪽으로 달렸지만 문이 닫혀 있어 다른 작업장으로 뛰어갔지만 직원들이 모두 그쪽으로 몰려 가까스로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작업 환경과 소방교육 미비도 인명 피해를 키운 주된 원인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올해 55세인 다른 생존자는 “갑자기 큰불이 난 탓도 있지만 직원들이 작업 위치가 다닥다닥 붙어 매우 밀집해 있었고 평소 화재 발생시 대피 훈련이 부족해 질서있게 현장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시 공장의 출입문이 모두 열려있지 않아 희생자가 늘어났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올해 21세인 한 여직원은 “불이 나자 평소 출입하는 문으로 도망쳤지만 불길이 가로막아 냉동창고 쪽으로 뛰었다”면서 “그쪽의 출입문도 닫혀 있었는데 힘이 센 남자 직원이 겨우 문을 열어 7~8명이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신화사/Wang Hao Fei>

현지 지방정부는 3일 오후 두 차례 언론 브리핑에서 사상자 현황을 발표하는 것 이외에 화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강력한 폭발을 동반한 이번 화재의 원인이 공장 안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먼저 누출돼 폭발을 일으켰거나 화재가 발생한 뒤 가스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상자 70명 가운데 중상자가 15명이고 이 가운데 8명은 심한 화상 등으로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화재가 난 공장을 소유한 바오위안펑(寶源豊) 가금류 유한회사의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을 조사 중이며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법에 따라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이번 참사를 ‘6·3 특별중대화재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안전감독관리총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고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해 직접 진상 파악에 나섰다. <연합뉴스/신민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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