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필리핀, 어민사망 사건 조사공조 합의
조사단 상호파견 합의…대만측 주장 공동조사는 성사안돼
필리핀 대통령 “피격 선박 현장조사만 남아”
대만과 필리핀이 대만 어민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해 상호 조사단 파견 및 사법 공조에 합의하는 등 양국 갈등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만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어민을 공격한 자국 해안경비대 순시선과 무기류에 대한 현장 조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시보가 21일 전했다.
법무부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필리핀 조사단의 대만 파견에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이미 조사 희망 리스트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필리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만 현지에 수사관을 보내 어민 시신을 재부검하기로 했다.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법무장관은 최근 마닐라를 방문한 대만 수사관들이 필리핀 국가수사국(NBI) 관계자들을 만나 개별수사에 관한 세부내용을 확정지었다며 재부검 방침을 밝혔다.
이에 앞서 대만 당국은 자체 조사를 위해 시신 부검을 실시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수사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됐으며 현재 피격 선박 현장조사만 남겨둔 상태라고 밝혔다.
아키노 대통령은 필리핀 국가수사국 수사팀이 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 피격 선박을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유사 사건 재발을 위한 협상에도 적극 나설 방침임을 확인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해상 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대만 등 주변 국가들과 어업협정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예비협상이 이미 시작됐으며 헌법이 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또 대만 지도부가 최근 필리핀 근로자들을 겨냥한 폭행사건과 관련해 자국민들에게 냉정을 호소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대만 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양국 공동조사는 수용되지 않았다.
관측통들은 이와 관련해 공동조사 형식이 아닌 개별 차원의 조사라는 점에서 조사결과와 해석을 둘러싸고 적잖은 진통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만 어선의 필리핀 영해 침범 여부를 밝혀줄 사건 당시의 영상기록장치 공개 여부 역시 쟁점이 되고 있다.
대만 측은 즉각적인 공개를 요구한 반면 필리핀은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한편 아키노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은 대내외 안보위협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며 향후에도 전력 현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마닐라 남부 카비테에서 열린 한 해군 행사에 참석, 정부가 향후 다목적 함정과 상륙장갑차, 프리깃함, 헬리콥터 등을 포함한 더 많은 무기를 해군에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