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선 집권연합 승리…60년 집권
야당, 부정선거 주장…불복 가능성 시사
사상 첫 정권교체 여부로 관심을 모은 말레이시아 총선이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오전 개표 결과 나집 라작 총리가 이끄는 집권연합 국민전선(BN)이 133석, 안와르 이브라힘(65) 전 부총리가 이끄는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이 89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1957년 독립 후 지금까지 계속 집권해온 국민전선은 집권 기간을 60년으로 늘리게 됐다. 총리로서 처음 치른 선거를 승리로 이끈 나집 총리도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점진적 개혁 정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전선은 이번 총선에서도 보르네오 섬 사라왁주와 사바주, 말레이반도 남단 조호르주 등 전통적 지지기반인 농촌지역에서 국민연합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집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성숙한 민주국가임을 전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 결정, 국민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야당이 열린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화합 프로그램에 착수할 것”이라며 “정치적 인종적 극단주의를 거부하고 더 온건하고 서로 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워지는 잉크’와 ‘유령 유권자’ 등 정부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국민연합의 안와르 전 부총리는 투표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그는 “선관위가 부정행위에 대해 설명하기를 원한다”며 “논란이 있는 선거구에 대한 선관위의 해명이 끝날 때까지는 국민전선이 과반 의석의 차지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앞서 투표 종료 직후 트위터를 통해 국민연합의 승리를 선언하고 국민전선의 최대 세력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와 선관위에 결과 존중을 촉구하면서 선관위가 국민전선과 선거부정을 공모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12개주 주의회 의원 505명을 뽑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전선이 조호르와 사바, 사라왁 등 8개 주에서 이겼고 국민연합은 슬랑오르, 클란탄, 페낭 등 3개 주에서 승리했다. 지방의회 당선자는 국민전선이 275명, 국민연합이 230명이다.
선관위는 이에 앞서 5일 실시된 총선 투표에 유권자 1330여만 명 가운데 1000만 명 이상이 참가에 투표율이 80%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