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 ‘정유공장 반대’ 주민 시위
청두 집회는 원천 차단…환경문제 잇단 부각
중국에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염시설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서는 4일 오후 주민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유공장 건설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고 대만 연합보 등이 5일 전했다.
주민들은 ‘쿤밍은 정유공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NO 정유공장’ 등이 적힌 마스크를 쓰거나 ‘역사에 불명예를 남길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라’ 등의 글귀가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유공장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면 쿤밍 전역이 직접적인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가한 룽(龍)모 씨는 “공장이 도심과 직선거리로 불과 30여 ㎞ 떨어져 있고 바람길이 지나는 곳에 있는 점 등을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년 사이 가뭄 또한 심각한 데 공장이 들어서면 물 부족 현상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페트로차이나는 쿤밍시 안닝(安寧)현에 연 생산량 1천만t 규모의 정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월 당국의 승인도 이미 받았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도 이날 페트로차이나가 건설한 펑저우(彭州) 석유화학공장 가동에 반대하는 주민 집회가 예정됐으나 공안 당국은 이를 사전 차단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중국 당국이 지진대비 훈련 명목으로 주요 집회 가능 장소에 수천 명의 경찰력을 배치하고, 각급 학교에도 학생들을 정상 등교시키도록 요구해 집회 참가를 막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이 석유화학공장이 최근 규모 7.0의 지진이 난 쓰촨성 루산(蘆山)현과 마찬가지로 단층대 인근에 있어 지진이 발생하면 환경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하반기 장쑤(江蘇)성 치둥시와 쓰촨성 스팡시에서 공해 유발 산업시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최근 수년 사이 환경오염 시설 반대 시위가 빈번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