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성폭행에는 흉기로 대응하라”

지난해 발생했던 인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시작된 가운데 24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로 변장한 시민행동가가 핑크색 버스에 타고 서 있다. 그는 인도에서 만연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인도 법원이 지난달 발생한 ‘버스 성폭행 사건’ 피고인 5명의 변호사들에게 재판내용을 언론에 알리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재판을 받은 ‘신속처리’ 법원은 24일 두 번째 재판을 비공개로 연 직후 이런 명령을 내렸다.

사흘 전 첫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한 법원은 당시 보도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이날 변호사들이 보도금지 명령을 어긴 채 뉴델리 시내 ‘사켓’ 구역의 법원 입구에 대기 중인 취재진에 재판내용을 알려주고 있다는 검찰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이같이 명령했다.

피고인들과 17세 청소년 한 명은 지난달 16일 밤 뉴델리에서 버스에 탄 23세 여대생을 잇따라 성폭행하고 도로변에 유기해 13일 만에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도에서는 성폭행 사건 재판의 경우 보통 비공개로 진행한다.

요게시 카나 판사는 재판 후 취재진에 “법원 명령에 불만이 있으면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피고인의 재판은 청소년 법원에서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피해자 유족은 법원이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진행, 모든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길 바라고 있다.

일각에선 법원이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이번 사건 재판과 관련, ‘알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인도 남서부 마하라슈트라 지역의 극우정당인 ‘시브 세나’는 25일(현지시간) 뭄바이시와 인근 지역에서 여성들에게 방어용 흉기 2만1천개를 나눠줬다면서 앞으로 10만개를 더 나눠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가해자들의 눈에 던질 수 있도록 고춧가루 봉투도 나눠주고 있다고 전했다.

시브 세나당의 대변인 라훌 나르베카르는 “상징적인 행동”이라며 “여성 범죄 가해자들에게 여성들도 힘이 있으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들 흉기를 살펴본 경찰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법적으로 문제되는 `무기’에 해당하지 않는 흉기라고 주장했다.

이 캠페인을 진행한 당 관계자는 “누가 공격하면 이 흉기를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만약에 발생할 법적 소송사건에서 당신들을 보호해줄 변호인단도 구성해놨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버스에서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인도에서는 대규모 항의 시위까지 벌어졌지만 유사한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버스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뉴델리시가 인도의 ‘성폭행 수도(rape capital)’라는 오명까지 쓴 가운데 여성들은 호신술 수업을 받고 후추 스프레이를 휴대하고 다니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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