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칼럼] 문재인·박근혜·안철수의 ‘서재’와 게바라의 ‘현장’
필자는 지난 2월23일 [책산책] 코너에서 <안철수의 서재>를 소개한 바 있다. 그가 즐겨 읽는 책과 그의 독서방법 등에 대해 소개한 글이다.
<한겨레> 김의겸 정치사회에디터가 10일자 ‘편집국에서’ 쓴 칼럼 제목이 얼른 눈에 들어왔다. ‘문재인의 서재, 박근혜의 서재’. 김 에디터는 문재인의 서재를 구경한 적이 있다며 그 때 발견한 책 목록을 기억하여 적고 있다.
<말> <전환시대의 논리> <토지> <장길산> <태백산맥> <고요한 돈강> <형법각칙> 등. 반면 박근혜의 서재는 구경한 적이 없지만, 대신 전여옥이 쓴 책을 인용했다. “서재에 일단 책이 별로 없었고 증정받은 책들만 주로 있어 통일성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기가 서재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김 에디터의 칼럼은 이렇게 이어진다.
10여년 전 박근혜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단둘이 하는 건데도 보좌관이 미리 써준 원고를 보면서 참 건조한 톤으로 이어가던 기억만 남는다. 두어달 전 한겨레신문사를 방문했을 때 보니, 그때의 어색함은 깨끗이 벗어버렸다.(중략) 편집부장을 만나서는 “독자들이 기사 읽나요. 그냥 제목만 보죠. 제목이 제일 중요해요”라고 추임새를 넣을 줄도 알았다. 그는 책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악수하고 당내 중진들과 권력투쟁을 하면서 세상사의 이치를 깨달은 모양이다. 텔레비전 토론회를 보니 대본을 외운 듯한 말투는 여전했지만 말이다.
문제는 민주진보 진영이 그런 박근혜를 ‘수첩공주’라고 비아냥대면서도 질질 끌려다닌다는 점이다. 다들 글줄 깨나 읽었다지만, 죽어있는 공부를 한 게 아닌가 싶다. 며칠전 체 게바라의 삶을 다룬 영화 <체 게바라:뉴맨>을 보았다. 그는 총탄이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게릴라전을 치르면서도 사상을 다듬고 믿음을 기록하는 데 쉼이 없었다.(중략) 당대의 민중들 가슴 속을 파고드는 살아있는 구호와 지식, 그 뜨거움이 그립다.
누가?국민의 선택을 받아 역사와?민족의 앞날을?지혜롭고 당당하게?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