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돈으로 ‘돈놀이’한 은행, 44조원 챙겼다
2011년 국내은행들이 이자·수수료로 거둬들인 순이익만 44조원으로 드러났다.
금융소비자원(대표 조남희, 이하 ‘금소원’)은 4일?’국내은행 이자·수수료 순수익 연도별 현황'(각 은행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밝혔다.
이자·수수료 순이익 44조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액의 3.6%, 국가예산의 16.1%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국내은행들이 이자와 수수료로만 천문학적 금액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준?셈이다.
2011년은 은행들의 이자·수수료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감독당국과 은행들이 이자를 인하한 해였다. 이자·수수료 순이익이 사상최대인 44조원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금융소비자들의 고통이 더 커진 것과 비교된다.
금소원 관계자는 “이러한 결과야말로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와 감독당국이 얼마나 금융소비자를 무시하고 은행들을 비호, 보호해 주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준 하나의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은행들이 2002년 거둬들인 이자·수수료의 순이익은 24조였다. 반면 10년 후인 2011년에는 44조원으로 2002년 대비 83%가 증가했는데, 이는 동기간 대비 GDP 증가율 72% 보다 11%나 높은 수치이다.
또 2002년 국내은행의 이자·수수료 순이익이 GDP대비 3.3%였던 것이, 2011년에는 3.6%로 국내성장률 대비에서도 은행들의 이자·수수료 순이익이 크게 증가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이상의 초과수익을 가져가는 편취수익구조가 점점 고착화 돼가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한편 2011년 은행 별로 이자·수수료로 거둬들인 순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7조6000억 원, 우리은행 5조9000억원, 하나은행(외환 포함) 5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4대 금융지주소속의 4개 은행은 이자·수수료 순수익이 24.8조원으로 이는 GDP의 2%이고, 정부예산 대비 9.1%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은행이 점점 독과점으로 되면서 금융소비자의 금융혜택은 줄어들고 은행들은 오로지 국내 금융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한?이자·수수료로만으로 거둔 순이익이 당기 순이익의 3~4배라는 과도한 이익달성은 분명 규제의 대상이 되어야 할 상황”이라며 “이제 국회와 금융소비자 등이 중심이 돼 강력한 규제를 담은 법의 입안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남주 기자 david9330@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