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中 금메달 만능주의’에 멍든 상처 보도
런던올림픽에서 중국과 미국이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즈가 중국에서 ‘금메달 만능주의’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NYT) 중문판은 9일 중국의 육상 영웅 류샹(?翔)의 예선 탈락을 계기로 중국에서 일고 있는 ‘금메달 만능주의’에 대한 시선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류샹이 6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10m 허들 예선에서 허들에 걸려 넘어져 탈락하자,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의 대다수 네티즌이 “그는 여전히 우리의 영웅이다”, “최선을 다했다” 등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류샹이 4년 전 베이징올림픽 예선 탈락 때와는 사뭇 다른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네티즌은 류샹이 아닌 중국 정부의 소련식 스포츠 시스템과 금메달에 대한 집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개인을 억압하는 국가 스포츠 시스템에서 류샹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이겨서 존경을 받거나 자신을 다치게 하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NYT는 “중국 공산당이 2002년, 국가의 막대한 자원과 체계적이고 혹독한 훈련을 통해 수영, 체조, 육상 등의 항목에서 잠재적인 금메달 획득자를 배출한다는 내용의 ‘119 계획’을 시행하면서 많은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그 뒤에는 운동선수들의 희생이 있었다”며 “중국 선수들은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어릴 때부터 집을 떠나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중국의 새로운 다이빙 여제로 떠오른 우민샤(?敏霞)다. 그녀는 런던올림픽에서 통산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후에야 그녀의 조부모가 몇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모친도 암선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민샤의 아버지 우위밍(??明)은 상하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우리만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래 전에 인정했다”며 “딸의 훈련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 오랜 시간 딸을 속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런던올림픽 남자역도 69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린칭펑(林?峰)의 경우, 중국에서 TV를 보고 있던 부친은 자막을 통해 그의 이름과 나이를 보고나서 아들이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린칭펑의 모친은 “6년 전 아들의 얼굴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며 “집에서 함께 밥을 먹은지가 언제인지 기억도?안 난다”고 말했다.
NYT는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전해지면서 중국 내에서 금메달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냐는 회의적 여론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며 “중국 체조계를 이끌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중국 체조선수가 지하철 걸인으로 전락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고 꼬집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선수들은 24만명에 이르는데 상당수가 질병과 가난, 실직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중문판 기자 양닝(?凝)은 “정부가 지금의 체육 제도를 개혁해 13억 중국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금메달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바오/장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