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751문화센터 기름탱크에 한류콘텐츠 채운다

베이징의 명물, 다산쯔(大山子) 798예술구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751디파크(Dpark)가 있다. 여기저기 공장 건물과 기름탱크 등 과거 중공업 공장의 잔해가 있다. 집채만한 기름탱크에 기름 대신 문화콘텐츠가 채워지고 있다.

최근 기름탱크 전시관에서는 한국 화가들의 창작작품인 3D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관 벽면의 ‘모나리자’ 그림 위에 붓이 그려져 있다. 관람객이 자신의 손을 붓 위에 올리고 사진을 찍으면 마치 자신이 모나리자를 직접 그리는 예술가가 된 듯하다.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 앞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또 다른 벽면이 있다. 이 다른 변면은 액자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놓았다. 관람객이 그림벽과 액자벽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벽에 걸린 작품 속의 주인공이 된다.

751한중문화창작교류센터(이하 751문화센터)에서 현재 전시되고 있는 3D 트릭아트(Trick art) 전시회의 일부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에 연인, 가족 단위로 몰려온 중국 관객들이 흥미롭게 작품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한국 교민들도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한다.

751한중문화창작교류센터 박철홍 대표 <사진=온바오>

751문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박철홍(47) 씨가 문화센터 정식 개관에 앞서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 박 대표는 751문화센터에 한국의 첨단 문화기술(CT)을 활용한 문화컨텐츠 전시와 다양한 공연을 통해 한중 문화산업 교류의 플랫폼을 만들어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교민과 중국인을 위한 첨단 문화공간

798예술구가 갤러리 위주의 문화공간이라면 751문화센터가 위치한 751디파크는 공연 위주의 문화공간이다. 751디파크에서는 그동안 야외 콘서트, 패션쇼, 신제품 쇼케이스 등 다양한 문화 마케팅 활동이 열렸다.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한 K팝 콘테스트, 삼성·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들의 신제품 발표회도 이곳에서 열렸다.

박철홍 대표는 이곳에 5층 높이 건물규모의 중유 저장탱크 2개를 개조해서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저장탱크가 공연장, 전시장으로 탈바꿈 됐다. 박 대표는 저장탱크에 기름 대신 한국의 우수한 CT 기술을 활용한 첨단 문화 컨텐츠를 담아내 한중 문화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틀 계획이다.

751한중문화창작교류센터 전경 <사진=온바오>

총면적 5000제곱미터의 751문화센터 1층 전시관에는 3D, 4D 등 IT 기술이 가미된 첨단 문화 컨텐츠가 전시된다. 우측 탱크에는 360도 입체영상이 방영되며 좌측 탱크는 홀로그램 전시관으로 운영된다. 우측 탱크 2층에는 500석 규모의 공연장이 설치돼 각종 문화 공연이 열리며 좌측 탱크 2층 공간은 어린이 뮤지컬 전용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시관 바깥에 설치된 무대에서 야외 공연을 연다.

현재 시범적으로 1층 전시관에 트릭아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며 오는 8월 10일부터 3개월 동안 문화와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2012 한중청년문화예술축제’가 열린다. 축제에는 ‘살아있는 미술관’, ‘말하는 모나리자’ 등의 3D/4D 인터렉티브 체험전, 360° 서클비전, 3D 그라피티 아트, 로봇 춤 등 첨단 문화 컨텐츠가 전시돼 창의적인 한중 문화교류를 촉진할 계획이다.

또한 한중 디지털 뮤지컬, 최신 트렌드의 한중 청년 패션쇼, 중국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K-POP, C-POP 컨테스트 등 테마 이벤트도 축제 기간에 열어 패션, 음악 등 문화산업 교류를 추진한다.

박 대표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이소룡, 덩리쥔(??君, 등려군) 등을 3D 컨텐츠로 만들어 전시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첨단 문화 컨텐츠를 751문화센터에 전시할 것이다”며 “아울러 추가로 한국 스타들의 공연과 패션, 작품 등 전시회도 함께 열어 한국의 대중문화를 중국인에게 알리는데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적 비즈니스 기반의 문화산업 플랫폼

최근 CJ그룹의 CGV영화관, 베이징의 만커피샵 등 한국에서 유행한 아이템을 활용해 중국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화교류센터는 한중 문화교류 외에 전시, 공연 등에 비즈니스를 모델을 입혀 수익을 창출하는 문화산업 플랫폼을 만드는 데도 목적이 있다.

박철홍 대표는 “지금까지의 자발적으로 생성된 한류가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획, 투자,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컨텐츠의 철저한 현지화, 인프라 구축, 합작 파트너 선별 등을 751문화센터에서 담당해 개인이 아닌 기업 차원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의 문화 전문가를 초빙해 최근 한중 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 컨텐츠를 면밀히 분석해 한국과 중국인에게 ‘먹히는’ 문화 컨텐츠를 선별한다. 선별된 전시회, 공연 등의 컨텐츠는 다시 현지화 과정을 거쳐 유료화된 컨텐츠로 751문화센터에서 선보인다. 문화센터 측은 웨이보 등의 SNS를 통해 전시회, 공연 등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문화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하고 문화산업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호재이다.

박철홍 대표는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문화산업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며 “751문화센터를 통해 대중 유료 컨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B2C, B2B 시스템을 만들어 상업적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믿을 수 있는 문화 마케터

1996년도 SK의 전신인 유공의 중국 전문가 양성 과정에 참여하면서 중국 생활을 시작한 박철홍 대표는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마시마로가 중국에서 아무렇지 않게 유통되는 것을 보고 문화 저작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으며 베이징대학 석박사 과정을 통해 저작권법을 공부했다.

이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 문화관광부 산하 저작권위원회 초대 소장을 역임, 한중 양국의 공연, 드라마, 음악, 전시 등의 판권 교류를 담당하고 한국의 우수한 문화 컨텐츠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데 힘써왔다. 한중 문화 컨텐츠 유통에 있어서 이론, 실전에서 검증된 전문가이다.

박철홍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한국의 우수한 문화 컨텐츠를 기획, 투자, 관리해 중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전달,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751문화센터는 한중수교 20주년인 8월 24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온바오/박장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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