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5] 이스라엘 네타냐후, 기밀 고의유출 의혹 “워터게이트보다 심각

1. 중국 CCTV, ‘시진핑 부친’ 일대기 드라마 황금시간대 방영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1913∼2002) 전 부총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첫 드라마가 5일 관영 중국중앙TV(CCTV) 종합 채널 황금시간대에 전파를 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펑파이 등 매체들에 따르면 CCTV 1번 채널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 40부작 드라마 ‘서북세월'(西北歲月) 첫 회를 방영. 이 드라마는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들에서도 동시 송출.
– ‘서북세월’은 시중쉰이 혁명에 뛰어든 1927년부터 중국 건국(1949년) 이후 서북 지역(시중쉰의 고향 산시<陝西>성과 간쑤성·닝샤회족자치구·칭하이성·신장위구르자치구)을 떠난 1952년까지 25년 동안 일대기를 그림. 산시성 푸핑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시중쉰이 산시·간쑤 지역에 혁명 근거지를 만들고 중국공산당 지도자가 돼 서북 지역 무장 투쟁, 경제 발전을 이끈다는 내용.
– CCTV가 공개한 2분 분량 예고편을 보면 극 중 시중쉰은 “무엇이 당성(黨性·당을 앞세우는 당원의 마음가짐)인가. 실사구시(實事求是)가 바로 최대의 당성”이라고 말해 좌중의 환호를 받음. 이 밖에도 마오쩌둥이 시중쉰에게 “당의 이익을 최우선에”라 쓰인 액자를 건네며 격려하는 장면 등 시진핑 시대 중국공산당이 강조하고 있는 ‘당 우위’ 메시지를 곳곳에 담았음.
– 시중쉰은 ‘중국 8대 혁명 원로’ 중 한명으로 꼽히지만 마오쩌둥 시기 ‘반혁명분자’로 몰려 실각했다가 덩샤오핑에 의해 복권되는 등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개혁·개방 시기에는 광둥성 당 서기 등을 지내며 중국 경제 건설에 기여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음. CCTV는 지난해 시중쉰 출생 110주년을 맞아 6부작 다큐멘터리 ‘적성'(赤誠·참된 정성)을 제작·방영하기도 했음.

2. 중국 외교 “지역 전쟁 막을 것”…일본 안보 “북한 파병 우려”
– 중국과 일본의 외교·안보 최고위직 인사가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국제·양국 현안을 논의.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중일 고위급 정치 대화 메커니즘 협상’을 열고 국제·지역 안보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
– 왕 주임은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걸으면서 방어적 국방정책을 펴고 있고, 계속해서 공정을 견지하면서 지역에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대립·대결을 선동하는 것을 함께 저지하고 실제 행동으로 지역 평화·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음. 아키바 국장은 회담 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북러 간 협력 강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왕 주임에게 전달했다”고 했음.
–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중일 4대 정치 문건이 확정한 (‘하나의 중국’ 등) 원칙과 공동인식을 준수하고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의 전면 추진에 힘쓴다는 점을 재천명했다”며 “고위급 교류와 영역별 대화·교류를 유지하면서 대외적으로 더 많은 긍정적 신호를 발신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음.
– 아울러 “양국은 중일 두 중요 이웃 국가의 발전은 긴밀히 연관됐고 경제가 고도로 상호보완적이어서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은 해서도, 할 수도 없고 경제 협력의 건강한 발전과 산업·공급망 안정을 함께 촉진할 것이라고 인식했다”고 설명.
– 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은 ‘처리수’)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했다며 “양국의 (9월) 정치적 합의 후속 이행 조치 추진을 가속하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아키바 국장이 왕 주임에게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위한 구체적 대응을 요구했다고 전했음.

3. 일본 총선 개헌세력 후퇴 “찬성의원 비율 67%, 2012년 이후 최저”
– 지난달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 당선자 중 개헌 찬성파 비율은 67%로,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 이 신문이 도쿄대학 다니구치 마사키 연구실과 함께 당선자 465명 중 449명(96.9%)으로부터 설문 응답을 받아 분석한 결과. 2021년 중의원 선거 때는 당선자 중 개헌 찬성자 비율이 76%.
– 신문은 “당선자 가운데 개헌 찬성파 비율은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2012년 89%에서 2014년 84%, 2017년 82% 등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며 “이번에 더 낮아졌다”고 전했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등은 당 차원에서도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식의 개헌을 주장해왔음.
–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총선 패배 후인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도 퇴임 거부 의사를 시사하면서 “당의 기본방침인 헌법 개정을 진전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음.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이 패배함으로써 개헌 기운은 후퇴하게 됐다”며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벌써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개헌 논의를 진행할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음.
–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공명당 등 여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이 얻은 전체 의석수는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10석(전체 3분의 2)에 모자라는 297석. 중의원 전체 의석수는 465석.

4. 미얀마 군정수장, 쿠데타 후 처음으로 중국 방문
–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 2021년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군사정권의 최대 지원국인 중국 방문에 나섬.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오는 6∼7일 중국 남부 윈난성 쿤밍을 찾아 메콩강 유역 6개국(중국·태국·베트남·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양국 정부가 발표다.
– 흘라잉 사령관은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양국 관계 강화 등을 논의하며,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과도 회담한다고 미얀마 관영 방송 MRTV가 전했음. 그가 202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흘라잉 사령관의 중국 방문은 최근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군에 밀려 위기에 처하자 중국이 군사정권 지원에 나선 상황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주목.
– 소수민족 무장단체 등 반군 공세로 군사정권이 잇따라 주요 지역을 내주는 등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자국과 반군 점령 지역 간 국경을 봉쇄해 반군에 대한 물자 공급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음. 또 반군 내 일부 무장단체를 압박해 군사정권과 대화 재개를 주문하는 등 반군 분열도 유도하고 있음.
–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월 중순 미얀마를 방문, 흘라잉 사령관과 만나 군사정권이 추진하는 내년 선거 개최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음.

5. “미국-사우디,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배제한 안보협정 논의”
–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제외한 안보 협정을 논의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 소식통에 따르면 무사이드 빈 무함마드 알 아이반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 등과 만났음.
– 양측은 내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안보·기술·경제 협정 등을 맺는 방안을 논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논의된 안보 협정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가 포함된 ‘메가딜’과는 별개라고 악시오스는 보도.
–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는 미국이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공들여 추진해 온 외교정책.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대가로 미국에 상호방위 조약 체결과 민간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의 지원을 요구.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단된 상태.
–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 중단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는 입장.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1년을 넘겨 장기화하고 이란, 레바논 등 중동 다른 지역으로 충돌이 확산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미국과의 양자 간 협력을 우선 논의하는 것으로 보임.
– 미국과 사우디가 안보 협정을 체결한다면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걸프국가들과 맺어 온 양자 협정과 유사한 형태가 될 전망. 미국은 2022년 3월 카타르를 주요 비(非) 나토(NATO) 동맹국으로 지정했고, 이듬해 9월 바레인과 포괄적 안보 통합·번영 협정을 맺었음. 올 9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미국의 주요 국방 파트너로 지정. 이는 중동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증대에 맞서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전략.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신화사/연합뉴스>

6. 이스라엘 네타냐후, 기밀 고의유출 의혹 “워터게이트보다 심각
– 이스라엘 총리실이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유리한 여론 지형을 만들기 위해 기밀 문건을 고의로 유출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궁지에 몰리고 있음. 가자지구 휴전의 조속한 합의를 바라던 인질 가족들은 정부가 사실상 ‘사기 행각’를 벌였다며 분개했고 야당들도 네타냐후 총리가 책임져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음.
–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인질 가족들의 모임인 인질가족포럼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 이들은 “이번 의혹은 네타냐후 총리와 관련된 사람들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사기 행각 중 하나를 벌였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이는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최악의 비도덕”이라고 지적.
– 그러면서 “이는 정부와 국민 사이에 남아있는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파괴 행위를 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음. 지난 6월 이스라엘 전시내각에서 탈퇴한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는 민감한 보안 정보가 “정치적 생존을 위한 작전”에 사용됐다면 이는 범죄일 뿐 아니라 ‘국가에 반하는 범죄’라고 지적.
– 이번 파문은 지난 9월 초 유럽 언론들이 하마스의 인질 협상 기사를 보도하면서 시작. 지난 9월 5일 영국 매체 주이시크로니클은 이스라엘 문건을 인용해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데리고 이란으로 가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음. 이튿날인 같은 달 6일 독일 일간 빌트는 하마스의 대(對)이스라엘 심리전 문건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인질 협상을 타결하거나 전쟁을 끝내기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보도.
– 그런데 보도 뒤 일각에서 문건이 언론사에 들어간 경위나 내용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기 시작. 네탸냐후 총리의 ‘강경 노선’에 대한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해 의도적 유출과 내용 왜곡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런 비판 속에 주이시크로니클은 같은 달 13일 해당 기사를 삭제하며 기사 작성에 석연찮은 과정이 포함돼 있었단 점을 사실상 인정.
– 그 뒤 지난 1일 관련 의혹에 대한 이스라엘 사법 당국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단 점이 확인되며 파문은 더욱 확산. 이스라엘 리숀레지온 지방법원은 총리실의 문서 유출 사건에 대해 경찰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군 당국 등 관계 기관이 합동수사에 착수했으며 피의자 여럿이 체포돼 신문을 받았다고 밝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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