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4] 이스라엘, 레바논·서안·가자 전방위 폭주

1. “‘오키나와 독립’ 허위영상 확산 배후, 중국 정보조작 계정”
– 온라인에서 일본 영토인 오키나와 독립을 선동하는 허위 동영상이 확산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 약 200개의 중국 정보조작 계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4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류큐(오키나와 옛 이름)는 중국에 속하고 일본에 속하지 않는다’는 중국어 글이 삽입된 영상 등이 지난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음.
– 일례로 도쿄 시부야 집회 영상을 오키나와 주민의 ‘독립 데모’라고 소개한 영상이 담긴 콘텐츠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좋아요’ 클릭 수가 700만 회를 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음.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여름 이례적으로 중국과 오키나와 간 역사적 관계를 언급한 이후 이러한 영상이 확산한 것으로 본다고 신문은 전했음.
– 당시 시 주석은 중국 남부 푸젠성에 근무했을 때 푸젠성과 류큐 제도의 깊은 관계에 대해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음. 닛케이는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오키나와 관련 허위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류큐는 중국에 속한다’ 같은 중국어 글이 담긴 영상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계정 3개를 확인했다고 전했음. 이어 이 계정 3개의 배후에 확산을 부추기는 또 다른 계정 325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덧붙였음.
– 신문은 “325개 계정을 하나씩 검증했더니 198개가 중국 ‘공작 계정’이었다”며 이들 계정이 오키나와 관련 허위 영상을 거듭해서 올리는 동시에 해당 내용에 반감을 표시하는 글에는 반론을 제기해 논의를 의도적으로 고조시켰다고 전했음. 공작 계정은 운용자가 신분을 감춘 채 정보 조작과 편향된 여론 확산을 시도하는 계정을 뜻함.
–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허위 영상 출처가 분명하지 않아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일본도 국제사회도 류큐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은 사람이 다각적으로 연구해 여러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음.

2. 이시바 일본 신임총리, 아베파 반발에 ‘비자금 의원’ 공천할듯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27일 치러질 조기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집권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들 공천을 원칙적으로 용인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와 자민당 집행부는 비자금 문제로 징계받은 의원이 당 지역 조직에 지역구 공천을 신청할 경우 공천과 비례대표 중복 입후보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
– 자민당 일부 파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오랫동안 비자금을 조성해 왔음. 당은 이런 사실이 검찰 수사 등으로 공개되자 기존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 의원 36명과 ‘니카이파’ 의원 3명 등 39명을 징계. 그중 34명은 ‘선거 공천 제외’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를 받았음.
– 그러나 징계 이후에도 전임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은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에 머물렀음. 자민당 비자금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은 편. 이시바 총리도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비자금 연루 의원을 공천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달 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는 비자금 문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음.
– 하지만 총리 취임일 기준으로 태평양전쟁 이후 최단 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는 선택을 하면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징계 의원을 공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임. 아사히는 “비자금 의원을 배제하고 새로운 후보를 공천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타협하는 방향으로 기운 듯하다”고 짚었음.
– 아울러 각료 인사에서 단 한 명도 등용되지 않은 옛 아베파 소속 의원들이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아사히는 분석.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가 여전히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옛 아베파와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일단 비자금 연루 의원을 공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전환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질 것으로 보임.

3. 싱가포르, 49년만에 장관급 인사 실형 선고
– 재임 기간 수천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싱가포르의 전직 장관이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음. 공직사회의 청렴도가 높은 싱가포르에서 장관급 인사가 부패 범죄로 수감되는 것은 49년 만에 처음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음. 3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이날 S. 이스와란(62) 전 교통부 장관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
– 이스와란 전 장관은 지난주 업무상 관련된 인물에게 부적절한 선물을 받은 혐의 4건과 사법 방해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 이에 검찰은 징역 6∼7개월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구형량 이상의 형량을 선고. 이스와란 전 장관은 재임 기간 말레이시아 부동산 재벌 옹벵셍과 사업가 럼콕셍에게 7만4천 싱가포르달러(약 7천6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고 관련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
– 이스와란 전 장관은 지난 13년간 통신정보부·통상산업부 등 장관직을 거치면서 내각 각료로 일하다가 지난 1월 기소된 직후 물러났음. 그는 당초 총 40만 싱가포르달러(약 4억1천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아 모두 35건의 범죄 사실로 기소. 하지만 검찰은 이 중 가장 확실한 5건의 공소를 유지해 실형 판결을 받아냈음. 검찰은 나머지 30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구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음.
– 이날 판결로 이스와란 전 장관은 1975년 부패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위툰분(1929∼2013) 전 환경부 장관 이후 싱가포르 전직 장관급 인사의 첫 실형 사례가 됐음. 이번 사건은 공무원이 고액의 급여를 받으면서 청렴하고 유능하다는 자부심을 가진 싱가포르에 충격을 몰고 왔다고 로이터는 전했음.
– 국제투명성기구(TI)가 작년 1월 발표한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조사 결과 싱가포르는 180개 국가 중에서 국가청렴도 5위를 기록. 싱가포르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고액의 연봉을 지급한다. 장관의 경우 대개 연봉이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3천만원)를 넘음.

4.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 IMF구제금융 재협상 요구
–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스리랑카의 새 좌파 성향 대통령이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으로 인해 국민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대안을 제시하며 재협상을 요구. 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수도 콜롬보에서 IMF 대표단과 처음 대면.
– 이 자리에서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IMF 대표단에 막대한 손실을 내는 국영 기업을 개혁하고, 거버넌스를 개선하기 위한 4개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감면하고 싶다고 말했음. 대통령실은 회담 후 성명을 통해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IMF 프로그램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안도 중요하다고 강조.
–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장이 이끄는 IMF 대표단도 성명을 내고 “스리랑카 정부가 제안한 대안적 접근 방식에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음. 다만 양측 모두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제안한 대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음.
– 스리랑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급격한 경제 위기를 겪었고, 결국 대외 채무를 상환하지 못 해 2022년 4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 이후 지난해 3월 IMF로부터 29억달러(약 3조9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고, 대신 IMF가 요구한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음.
– 이 덕분에 스리랑카 경제는 지난해 3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고 치솟던 물가도 안정되며 회복되고 있음. 하지만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일자리가 대규모 사라지는 등 수백만 명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이 때문에 디사나야케는 지난달 대선에서 가파른 증세를 철회하고 공무원 급여 인상 등을 공약해 당선.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약속대로 IMF와 재협상에 나섰지만, 협상 조건 변경 여부는 불투명.

5. 인도 서벵골주 의사들, 집단 파업 재개
– 지난 8월 한 국립병원에서 수련의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으로 의사 파업까지 이어졌던 인도에서 수련의들이 다시 한번 집단 파업에 나섰음.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최대 도시 중 한 곳인 동부 서벵골주 콜카타에서 수련의들은 지난 1일 밤부터 ‘전면 업무 중단’을 선언하고 의사 가운을 벗었음.
– 이어 수련의 수천 명은 전날 콜카타 도심에 모여 주정부를 향해 병원 내 폐쇄회로(CC)TV 설치와 보안 요원 채용, 보안 조치 강화, 의료진 확대 등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 여성권 운동 단체 등 의사들의 요구를 지지하는 수십 개의 시민 단체들도 시위에 참여해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요구.
– 서벵골주 의사들이 대규모 시위와 집단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8월에 벌어진 수련의 살해 사건 때문. 콜카타 소재 국립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 수련의는 지난 8월 9일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위해 병원 내 세미나실에 들렀다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음. 경찰은 병원 직원 한 명을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유가족은 집단 성폭행 가능성을 제기.
–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2012년 12월 수도 뉴델리 시내버스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및 살해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사건 이후 형법이 강화됐지만 인도 여성들은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 이에 동료 수련의들은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며 항의 시위를 시작했고, 주정부에 CCTV 설치 등 의사들의 안전을 위한 병원 보안을 강화해 달라며 집단 파업에 들어갔음.
– 하지만 수련의들은 지난달 서벵골주에서 큰 홍수가 발생하자 업무에 복귀. 주정부도 이들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음. 그러나 CCTV 설치는 더디게 진행됐고 그사이 한 대학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 환자 가족들이 담당 의사를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의사들이 다시 병원을 떠나게 됐음.

<사진=신화사/연합뉴스>

6. 이스라엘, 레바논·서안·가자 전방위 폭주
– 가자전쟁 발발 1년을 앞둔 가운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 작전을 개시한 이스라엘이 레바논뿐 아니라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 전방위로 공격을 퍼부으며 폭주하고 있음. 지상 작전 개시 후 레바논 곳곳에서 헤즈볼라와의 교전이 이뤄지고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오히려 전장을 확대하는 모양새.
–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도 검토하고 있어 양측간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상자가 매일 속출하는 가운데 중동 전쟁으로의 확전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음.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레바논 내 기반 시설, 무기고 등 헤즈볼라 목표물 200곳을 타격.
– 레바논 국영 언론은 이날 오후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세 차례 이뤄졌다고 보도.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가 홍보 사무실로 사용하는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음. 베이루트 시내 중심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한 아파트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목격. 이같은 베이루트 공습이 헤즈볼라의 새로운 수장으로 거론되는 하심 사피에딘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
– 연일 계속되는 강도높은 공습으로 사상자가 속출. 레바논 보건 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24시간 동안에만 37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다쳤다고 밝혔음. 제한적 지상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 내에서 전사자도 나오기 시작. 지난 2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내 지상 작전에서 8명이 전사했다고 밝혔음.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는 3일 레바논 국경 지역 교전에서 이스라엘군 17명을 사살했다고 주장.
– 이스라엘은 레바논 외에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공습도 감행.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군 전투기를 띄워 서안의 툴카렘을 공습, 해당 지역의 하마스 사령관인 자히 야세르 압드 알-라제크 오우피를 제거했다고 밝혔음.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겨냥한 공습도 계속 이어가고 있음. 지난 2일에는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의 학교가 공격을 받아 8명이 사망.
– 전방위적인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있었던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 방침을 밝혔음.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우려가 깊어지고 있음.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에서)전면전이 일어날 거라 믿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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