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만담가 고 장소팔 선생 100세 생일에 ‘웃음의날’ 선사하다
한반도의 허리 춤이 물 난리로 허덕이며 이번 주를 지나가고 있다. 그 폭우 속에서 귀한 행사 하나가 어제(8일) 있었다.
일년 365일 중에 무슨 날 무슨 날이 있지만, 또 하나 기념일이 생겼다. 이름하여 ‘웃음의 날’이다. 그러니까 ‘제1회 웃음의날’ 선포식이 서울 종로 수운회관에서 열린 것이다.
‘웃을 일 없는’ 세상살이에 억지로라도 웃을 일을 만들어 드려야겠다는 주최측 생각이 가상하다.
청춘들에게 ‘장소팔·고춘자’는 낯선 이름일 터, 그러나 이른바 ‘트란지스타 라디오 세대’에게는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오는 분들이다.
어제가 ‘장소팔 선생 탄생100주년’이 되는 날이라 아드님 장광팔씨가 마련한 행사였다. 아버지는 ‘소 팔러가다 낳아서’ 장소팔, 아들은 ‘고스톱 광 팔다 낳아서’ 장광팔이라 이름지었다는 내력부터 만담답다.
만담은 궁중에서 비롯되어 저자거리를 웃긴 스탠딩 코미디에 가까운 우리의 문화유산, 그러나 이제 절멸의 벼랑에 와있다.
볼거리, 놀거리가 귀하던 시절의 연희가 이제는 ‘자극중독 시대’에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대부도로 밀려나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동춘서커스’ 같은 처지지만, ‘아재 개그류’로 밀려나 애처로운 지경이지만, 한 시대를 즐겁게 해준 그 위안의 공을 그래도 기억하려 한다.
세상을 다 아는 듯한 미소를 띠고 계신 이순재 선생께서 중심을 잡아주셨다. 넘어져 허리가 불편한 현미 누님도 ‘보고 싶은 얼굴’과 ‘밤안개’로 환호를 받았다.
여전히 단정한 남일해 선생도 ‘빨간 구두 아가씨’를 불러 축하했다.
송해 선생, 오기택 선생에 이어 ‘추풍령’의 남상규 선생까지 세상 뜨신 올해, 옛 가요로 시대를 위로해 주셨던 원로가수들의 원음을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지 아쉽고 착잡하기만 하다.
어제 남일해 선생이 부른 ‘빨간구두 아가씨’도 유튜브를 통해 들어 보자. 그 인기로 명동을 비롯해 전국 양화점의 빨간 구두가 동이 났다는 바로 그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