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용연 여행작가 ‘여강이 품은 작은 강(상)’

여주 여강 <사진 여주대학교 이태한 교수>

지난 해, 나의 2023년을 고스란히 쏟아부은 책이 나왔다. 삶이 흐르는 여강 시리즈 4권, <여강이 품은 작은 강(상)>이다. 2022년에 나온 <여강의 나루터>의 연작쯤으로 보면 된다.

여주를 지나는 한강, 즉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여주의 지방하천 40개 가운데 20개를 상권에서 다뤘다. 이제 2024년 한해는 나머지 하류 쪽 20개의 지방하천 20개에 매달려야할 판이다.

여주 여강 <사진 여주대학교 이태한 교수>

큰 강에 비할 바도 없는 작은 강이라, 시냇물이기도 하지만, 큰물이 지면 제법 성을 내며 넘쳐나기도 하는 고향마을의 강이다. 거기도 굽이굽이 사람이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또 다음세대가 손바꾸어 살아갈 것이다.

이 또한 세월이 빛 바래는 동안 마을의 희로애락이 기억 속에 가물가물해져 간다. 그걸 붙잡고 싶었다. 그게 무슨 소용이랴 싶어도 그걸 붙잡아두면 기록이 되고, 강마을의 역사가 된다.

내게 여주는 타관이지만, 고향 이상으로 애착을 가지고 들여다보았다.

여주 여강 <사진 여주대학교 이태한 교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그 시냇물 줄기를 따라 걷는 시간에 따로 명상이 필요 없다. 그저 그 골짜기는 침묵 속에 희미하게 웃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하천이 73개, 지방 하천이 3768개다, 지방 하천은 기초지자체 소관이 아니라, 시·도지사가 관할한다. 2만5000여개의 소하천을 제쳐두고서도 그렇다. 다른 시,군도 얼마든지 할 수있는 소재가 거기 있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이 여러 해에 걸쳐 이런 연작(시리즈) 작업을 기획한 것은 높이 살 수밖에 없다.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시대에 이른바 ‘지역학’의 텍스트 또 하나를 더하는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

한마디로 하자면, ‘인문잡학지리지’라 할수 있겠기에 온갖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여주 토박이의 이야기에 땅너른 여주를 찾아온 신이주민의 이야기도 점점히 박혀있다.

<여강이 품은 작은 강 여강(상)> 

364쪽이니 제법 육덕이 있는 책이다. 소생이 글을 쓰고, 한국다큐사진가회장을 역임한 이태한 여주대 영상미디어과 교수의 사진이 안구를 정화해준다. 드론의 사진 미학을 냇물과 골짜기를 따라가며 찾아내려 참 고생했다.

아쉬운 점은 ‘비매품’이란 사실이다. 시판할 수 있도록 가격표를 매기자고 주장했지만, 재단은 원칙에 충실하게도 500권 한정판으로 찍었다. 그냥 공공용으로 서가에만 꽂히게 생겼다.

그래도 관심있는 분들은 막 출간되었으니 여주 세종문화재단이나 사단법인 여강길에서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책 안 읽는 시대’라 해도 참 아쉬운 일이다.

One comment

  1. 참으로 큰 노고를 하셨습니다. 후일 시대적 풍경에 대한 고가치의 사료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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