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9/11] 인도-중동-유럽 인프라 연결 추진…중국 ‘일대일로’에 맞불

1. 중국 ‘생애 첫 주택’ 요건 완화 2선도시 확대
– 중국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인 ‘생애 첫 주택’ 요건 완화 조치가 2선 도시로 확대되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베이징일보 등 현지 매체가 11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 당국이 지난달 생애 첫 주택 자격 요건 완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이달 초까지 4대 일선 도시인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가 모두 이 시책을 도입.
– 이 정책은 각 성(省)의 성도(省都)와 직할시인 난징·선양·항저우·청두·충칭 등 2선 도시들도 앞다퉈 시행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24개 도시로 확대. 현지 매체들은 다른 2선 도시들과 3·4선 도시들도 조만간 자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하는 등 중국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
– 앞서 주택도시농촌건설부 등 관계 부처는 지난달 25일 과거 주택을 매수한 적이 있어도 현재 무주택자라면 생애 첫 주택 매수와 동일한 우대 혜택을 주기로 했음.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주택 매수 첫 계약금(납입금)인 ‘서우푸'(首付)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음.
– 생애 첫 주택 매수 자격이 되면 초기 매수 자금과 주담대 금리 부담을 크게 덜게 돼 부동산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완화 조치가 지난 3년여간 지속한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내놓은 활성화 대책 가운데 가장 효과가 큰 부양책이 될 것으로 기대. 실제 지난 2일 생애 첫 주택 구매 요건을 완화한 베이징은 주택 거래량이 폭증.
– 부동산 연구기관인 중즈연구원 천원징 총감은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 규제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 그는 “2선 도시들은 과거 부동산 시장 과열기에 도입한 규제를 추가로 폐지할 것”이라며 “베이징 등 일선 도시들은 인구 유입 억제를 위해 시행해온 각종 주택 매수 규제를 외곽 지역에 대해서는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음.

2. “이탈리아 총리, 중국 총리에 ‘일대일로’ 탈퇴 계획 설명”
–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 탈퇴 계획을 설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탈리아 매체를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 보도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전날 리창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 프로젝트 중단 의사를 전달.
– 다만 멜로니 총리는 일대일로에서 탈퇴하더라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 증진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음. 그러나 전날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선 이탈리아 측이 사업 탈퇴 의사를 전했다는 언급은 빠진 채 “양국이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만 부각.
– 블룸버그 통신은 이탈리아가 중국의 무역 보복을 우려해 일대일로 탈퇴 계획을 중국 측에 어떻게 전달할지 장기간 고민해 왔다고 보도. 실제 이탈리아 주재 중국 대사는 이탈리아가 사업에서 탈퇴할 경우 이탈리아에 “부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
– 2019년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이탈리아는 사업 5년 차를 앞둔 올해 12월 22일까지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함. 그때까지 중국에 참여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사업 참여 기간이 5년간 자동 연장.
–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 거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초반인 2013년 8월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표. 그러나 이탈리아 정치권 내에선 일대일로 사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음. 일각에선 서방의 맹주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탈리아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다 노선을 변경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옴.

3. 일본 기시다 총리, G20서 각국에 오염수 설득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국 정상들에게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설득했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오염수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다고 강조.
– 기시다 총리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폐막한 10일 기자회견에서 아세안과 G20 여러 나라에 일본의 오염수 방류 대응을 확실히 설명했다면서 “미국과 호주에 더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많은 나라가 이해와 지지를 나타냈다”고 말했음. 이어 “지금까지 많은 나라가 처리수 방류가 안전하고 투명하다고 했는데, (오염수에 관한) 이해가 한층 넓어졌다”고 평가.
–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에 강하게 반대하는 중국의 리창 총리와 처음 대면해 일본 측 입장을 전한 점도 부각. 그는 중국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 직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것과 관련해 “양국, 다국 간 (대화) 기회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통상 교섭의 틀을 활용해 계속해서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설명.
– 한편 기시다 총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의 유지와 강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을 확인. 기시다 총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도 만나 원유 증산을 포함한 국제 원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의사를 전달.

4. 미국-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에 나선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관계 강화 및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같이 합의.
– 베트남 공산당 외교위원회는 바이든 대통령과 쫑 서기장의 회담이 끝난 뒤 평화,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양국 관계를 이같이 격상했다고 발표.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50년 동안 갈등에서 정상화를 거쳐 새롭게 격상된 단계로 올라갔다”고 평가한 뒤 “방문 기간에 경제와 기후 및 다른 사안에서도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음.
– 바이든 대통령은 쫑 서기장의 초청으로 이틀간 현지를 방문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께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 바이든은 2021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베트남을 처음 방문. 또 국교 정상화 이후 현지를 방문한 5번째 미국 대통령이 됐음. ‘비동맹’을 표방하는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 러시아, 중국 등 4개국뿐.
– 미국과 베트남은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관계를 단절했다가 1995년 7월 국교를 정상화한 데 이어 2013년 7월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음. 미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수출 시장. 양국 간 교역액은 작년에 1천238억6천만달러(165조원)로 전년 대비 11% 늘었음. 미국의 대 베트남 직접 투자는 1천200여건에 금액으로는 110억달러(14조7천억원)를 넘어섰음.
– 미국은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격상함으로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기반을 한층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백악관은 회담 뒤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관계의 역사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으로 전세계적 도전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할 계기가 마련될 것을 기대한다”고 평가.

2023 G20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023년 9월 10일 인도 뉴델리의 간디 묘지에서 헌화하는 각국 정상들 <사진=UPI/연합뉴스>

5. 인도-중동-유럽 인프라 연결 추진…중국 ‘일대일로’에 맞불
–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인도-중동-유럽의 철도·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구상이 미국 주도로 출범.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은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IMEC)’ 설립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리창 총리가 대리 참석)한 G20 회의 계기에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또 하나의 다국적 이니셔티브를 발족시킨 것. 백악관이 홈페이지에 올린 양해각서 전문에 따르면 IMEC는 인도와 걸프 지역을 잇는 동부 회랑과, 걸프 지역과 유럽을 연결하는 북부 회랑으로 구성.
– IMEC 프로젝트에 포함된 철도가 완공되면 기존의 해상·도로 운송 경로를 보완하는 국가 간 선박-철도 환적 네트워크를 제공함으로써 인도, UAE, 사우디, 요르단, 이스라엘, 유럽 사이의 상품 및 서비스 운송을 원활하게 만든다는 구상이 양해각서에 담겼음.
– 참가국들은 회랑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은 절감하는 한편 경제적 통합성을 증대시킬 것이며, 이는 아시아와 유럽, 중동의 변혁적 통합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양해각서는 부연. 다만 이번 MOU는 “참가국들이 정치적 약속을 피력한 것으로, 국제법 하의 권리나 의무를 만들지 않는다”며 “참가국들은 앞으로 60일 안에 만나 관련 시간표와 행동 계획을 만들고 공약할 것”이라고 명시.
– 미국 입장에서 이번 구상은 민주주의 진영에 속한 인도와 유럽, 이스라엘에 더해, 중동에서 미국의 입김이 통하는 나라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 주도 ‘일대일로’에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읽힘. 내달 시진핑 주석이 주재하는 다자 국제회의인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최에 앞서 시 주석의 핵심 대외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견제하는 구상을 내놓은 것.
–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이번 구상은 미국의 영향력 하락과 중국의 영향력 강화가 교차하는 중동에서 자국에 유리한 외교 환경을 만들려는 행보로도 해석. 올해 들어 중국이 ‘앙숙’인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중동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수니파 이슬람 맹주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중재에 상당한 외교력을 투입하고 있음.

6. 뉴델리 G20 정상회의, 우크라전 표현 ‘완화’ 공동선언 채택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0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음. G20 정상들은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회의 첫날 ‘하나의 지구’와 ‘하나의 가족’이란 주제로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을 찾아 헌화한 뒤 마지막 세션에서 ‘하나의 미래’를 주제로 논의. 올해 G20 의장국 인도는 마지막 세션에서 차기 의장국 브라질에 의장국 지위를 넘겼음.
– 차기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지정학적 이슈들’이 G20 논의를 탈선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음.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지정학적 이슈들이 G20 의제를 이탈시키도록 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분열된 G20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갈등 대신 평화와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음.
– 이번 뉴델리 정상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대한 언급을 공동선언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놓고 대립해온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보임. 전날 정상들에 의해 채택된 공동선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음.
– 대신 모든 회원국이 유엔 헌장을 준수하면서 어떤 나라의 영토적 통합과 주권, 정치적 독립에 반하여 영토 획득을 추구하기 위한 무력 위협이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완화된 표현을 담았음. 이번 정상회의 준비기간에 가장 논란이 되는 이슈였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관련한 입장은 인도의 적극적인 중재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음.
– 공동선언에는 기후변화 대처와 금융통합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방안들이 담겼음. 정상회의 개막 첫날에는 14억 인구를 가진 아프리카연합(AU)의 G20 합류도 결정. 이로써 1999년 출범한 G20은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 지역단체 회원을 두게 됐음. 이번 G20 정상회의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의 불참으로 회의 결과물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의문시됐으나, 예상을 깨고 공동선언을 도출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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