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임태희 교육감, 주호민씨 고발 특수교사 선처 탄원서 제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최근 웹툰작가인 주호민씨의 발달 장애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특수교사를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4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임 교육감은 탄원서에서 “특수교육 선생님은 반복적인 폭력 피해와 부적절한 신체접촉, 심지어 대소변을 치우는 일까지도 홀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것들은 오직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애학생에 대한 진심과 애정, 학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있어야 버텨낼 수 있다”고 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특수교육 현장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실상 특수교육은 지속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선생님이 의지를 잃거나 학교 공동체 간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 교육현장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결론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이 교육적 해결을 넘어 법적 해결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다른 장애학생과 학부모에게 결국 돌아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한편 임 교육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특수교육 선생님 열한 분을 만나 뵈었다”며 “어려운 실정에도 국가의 교육적 책무를 수행하는 선생님들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시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웬툰 작가 주호민씨 부부는 지난해 9월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이를 학대했다며 A 교사를 고소했다. 검찰은 이런 발언들이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 보고 A 교사를 재판에 넘겼다.
주씨는 이와 관련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올린 2차 입장문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며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경기도교육감 임태희입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발달 장애 학생을 학대한 혐의로 피소된 특수교육 선생님에게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호소드리고자 합니다.
특수교육 현장은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습니다. 특수교육 선생님은 반복적인 폭력 피해와 부적절한 신체접촉, 심지어 대소변을 치우는 일까지도 홀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오직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장애 학생에 대한 진심과 애정, 학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있어야 버텨낼 수 있습니다.
학교는 특정 학생만이 아닌 모든 학생 한사람 한사람을 동등하게 돌봐주고 교육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나의 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학생의 권리도 존중하도록 교육합니다. 자녀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특수교육 현장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실상 특수교육은 지속되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일들이 선생님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 교육적 해결을 넘어 법적 해결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다른 장애 학생과 학부모에게 결국 돌아가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결론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선생님이 의지를 잃거나, 학교 공동체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 교육현장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경기도교육청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교육 현장이 처한 어려움을 헤아려주시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3년 8월 3일
경기도교육감 임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