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꿈 속에서라도’ 민병돈

민병돈 장군이 아내 고 구문자씨가 곁을 떠난지 3개월 뒤 쓴 편지. 민 장군은 “잠 못 이루는 이 밤/ 당신 떠난지 석달/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당신 왜 안 나타나지?…”라고 썼다. 

구순을 앞둔 노병은 4년 전 오늘 떠난 아내를 영영 잊지 못하겠다. 수첩 속에 아내와 찍은 사진을 넣고 다니며 생각날 때마다 꺼내본다. 

민병돈·구문자씨 부부의 생애 마지막 사진. 2019년초 구씨가 별세하기 두어달 전 며느리 김연주씨가 촬영했다.

지난 9~10일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봉하리에서 옛 부하들이 초청한 자리에서 그들이 아내에 대한 추억을 얘기할 때 나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민병돈 장군이 아내 구문자씨를 떠나보낸 직후 쓴 편지. 

군인 아내로 시집 와 평생 고생만 하다 간 아내. 은사님 소개로 만나 당시로선 서른 중반, 늦은 나이에 결혼한 나는 20년 가까이 아내를 간병한 것이 그에 대한 조그만 보답이었을까, 싶다. 4년 전 오늘 내곁은 떠난 아내가 오늘 더 보고 싶다.

2016년 초 세배차 민병돈 장군 댁에 들른 라훌 아이자즈 아시아엔 기자가  투병 중 창밖을 내다보던 구문자씨를 앵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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