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2/13] 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민 거류지 9곳 허가

1. 인구 감소 중국, 정자 기증 호소
– “키 170㎝ 이상의 청결한 습관을 지닌 20∼40세로, 감염병이나 유전병이 없고 큰 탈모도 없는 남성을 구합니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비영리 정자은행이 소셜미디어 계정에 정자 기증을 요청하며 올린 글. 이 정자은행은 “베이징과 톈진의 기혼 부부 불임률이 15%에 달하고 그중 40%는 정자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설명.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중국이 지난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은 사상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베이징뿐만 아니라 산둥, 윈난, 장시, 하이난 등 중국 여러 지역에서 정자 기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 산시성의 정자은행은 지난 9일 기증자들에게 정자 분석, 염색체 검사, 유전병과 감염병 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한다고 공지.
– 그러나 정자 기증을 지원하는 이의 소수만이 기준을 통과한다고 후베이성 추톈일보가 11일 전했음. 추톈일보는 정자가 초저온에서 보관돼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기증 지원자의 불과 20%만이 그에 부합한다고 밝혔음. 산시성 정자은행의 한 직원은 기증자는 평균 남성의 3배에 달하는 정자 농도를 지녀야 한다며, 많은 남성은 일상의 스트레스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고 말했음.
– 2016년 중국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15년에 걸쳐 정자의 농도·수·활동성·정상적인 형태 등을 중심으로 한 중국 젊은 남성의 정자의 질은 떨어졌음. 해당 연구진은 2001∼2015년 3만636명의 건강한 중국 남성에게서 7만개 이상의 정자 샘플을 분석. 그 결과 자격을 갖춘 기증자의 비율은 2001년 55.78%에서 2015년 17.8%로 급감. 또 정상적인 형태의 정자 비율은 같은 기간 31.8%에서 10.8%로 줄었음.
– 중국은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음. 그러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구가족사(司) 양원좡 사장(국장급)은 중국의 한 건강 잡지 최신호에서 불임이나 정자의 질이 출생률 저하의 주요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 그는 “육아와 경제적 부담, 여성의 직업적 발전에 대한 우려가 출생률의 주요 제약 요소이다”라고 말했음.

2. 일본은행 신임 총재 우에다, 대규모 금융완화 바뀔까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경제학자 출신인 우에다 가즈오(71)가 발탁됨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에 바뀔지에 관심이 쏠림.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에다를 새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할 방침을 굳혔음. 5년 임기인 일본은행 총재 인사안은 오는 14일 국회에 제출되며, 인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4월부터 임기가 시작.
–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역임한 우에다는 그동안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인물로 ‘깜짝 발탁’으로 평가. 구로다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는 구로다 체제에서 금융정책 운용에 관여해왔다는 이유로 총재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음.
– 2013년 3월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한 구로다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핵심으로 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해온 인물. 금융완화 정책에 급격히 수정을 가할 인물을 후임 일본은행 총재로 발탁하면 아베노믹스의 계승을 요구해온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었음.
– 일본은행 총재 발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우에다는 기자들에게 “금융완화를 당분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아베파 내부에서 찬성 기류가 확산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음. 그러나 10년 이상 지속된 대규모 금융완화로 물가 상승과 엔화 가치 하락, 장기 국채 금리 왜곡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우에다 체제에선 출구 전략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
–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언제까지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음.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우에다와 가까운 전직 일본은행 간부는 “(우에다는) 아베노믹스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이 아니라 경제 정세에 따라 정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

3.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대만 유사시 우리도 말려들어”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대만 유사시 “필리핀이 말려들지 않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 일본을 방문 중인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도쿄에서 가진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음. 그는 “그런 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한다”면서도 “우리는 최전선에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음.
–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의 북쪽 끝은 대만 최남단과 35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음. 게다가 필리핀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음. 2014년에 체결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미군의 주둔이 가능.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2일 미군 주둔이 가능한 필리핀 내 거점을 5곳에서 9곳으로 늘리기로 합의. 미국은 대만 유사시 루손섬 북부 거점의 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마르코스 대통령은 대만 유사시 기지 제공에 대해 “EDCA는 전투 발발 사태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시한 뒤 실제 전투가 시작되면 “필리핀에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음. 니혼게이자이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만 방위를 표명하고 있는 미군이 필리핀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음.
– 작년 6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음.

4. 인도 아다니 그룹, 공매도 여파에 매출 성장률 목표 하향 조정
– 미국 공매도 업체의 보고서를 계기로 유동성 경색 우려까지 제기된 인도 아다니 그룹이 매출 성장률 목표를 애초의 절반 이하로 낮추고 신규 자본지출은 미루기로 한 것으로 13일 전해졌음. 블룸버그 통신은 아다니 그룹이 적어도 차기 사업연도에는 매출 증가율 목표를 15∼2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 원래 아다니 그룹은 매출 증가율 목표로 40%를 잡고 있었음.
– 소식통들은 아다니 그룹이 이제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재정 건전성 강화를 우선시함에 따라 자본 지출 계획도 축소할 것이라고 전했음. 이런 변화는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발표 이후 주가 급락, 금융시장 신용도 저하 등 여파에 대응해 아다니 그룹이 현금 확보와 부채 상환 등에 얼마나 노력을 집중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음.
– 앞서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달 24일 보고서에서 아다니 그룹 핵심 상장사들의 부채가 과도해 그룹 재정건전성이 불안하다고 주장. 특히 7개 상장사의 주가가 고평가된 만큼 8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음. 또 아다니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해 왔으며 역외 조세회피처 사업체를 부적절하게 이용했다고 비판.
– 이에 아다니 그룹은 이 보고서 내용이 허위라고 반박했으나 그룹 상장사들의 주가는 급락해 시가총액이 한때 1천200억 달러(약 147조원)가량 증발할 정도로 금융 시장의 신뢰가 추락. 아다니 그룹은 항구·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 가스 등 자원개발·유통과 전력 사업까지 벌이는 인도 최대 기업 그룹 중 한 곳.
– 회사 창립 30여 년 만에 인도 최대 물류·에너지 기업을 만든 이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구자라트주 출신이어서 구자라트주 총리를 지낸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유착 의혹도 인도의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상황.

5. 파키스탄 ‘신성모독’ 남성, 경찰서 끌려나와 집단 폭행
–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경찰서에 구금돼 있던 남성이 성난 군중에 의해 경찰서서 끌려 나와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음.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돈(DAW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경찰은 와리스라는 남성을 체포. 와리스는 이슬람 경전 쿠란에 자신과 아내, 칼 등의 사진을 붙였다가 신성모독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음.
– 와리스는 2019년에도 신성모독으로 수감 생활을 하다 지난해 석방된 바 있음. 이 사실을 안 성난 군중 수백 명이 몰려왔고 경찰서에 구금돼 있던 와리스를 강제로 끌고 나왔음. 이들은 와리스를 집단 폭행하고 그를 불태우려 했음. 하지만 경찰이 지원 병력을 요청했고 군중들 속에서 와리스를 구출해 냈음.
–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왜 경찰이 폭력적인 폭도들을 제대로 막지 않았나. 법치가 보장돼야 한다”라며 펀자브주 경찰서장에게 구금 중인 피의자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경찰관들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
–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은 사형도 선고될 수 있는 중대 범죄. 그러나 주민들은 신성모독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유죄 판결을 받기도 전에 집단 구타하거나 산채로 불태워 죽이는 일이 종종 벌어짐.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74년 이후 89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사망.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사진=EPA/연합뉴스>

6. 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민 거류지 9곳 허가
–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민 거류지 9곳을 소급해 인가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 이는 지난해 말 출범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이 처음으로 취한 조치로, 팔레스타인 측은 강력하게 반발. 최근 수년간 정착민 거류지 수십곳이 무허가로 세워진 가운데 일부는 경찰이 철거하고 다른 일부는 소급해서 인가를 받기도 했음.
–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와 함께 성명에서 며칠 내로 새로운 정착촌 주택을 인가할 것이라고 말했음. 극우파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정착민 주택이 1만 채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음. 정착촌 감시단체 피스 나우에 따르면 1967년 전쟁으로 서안지구를 점령한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정착촌 132곳을 건설. 국제사회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령을 인정하지 않고 정착촌 건설을 불법으로 규정.
–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날 이스라엘 정부의 발표를 규탄하고 거부한다고 밝혔음. 아바스 수반의 대변인은 “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도발로 더 많은 긴장과 갈등 고조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폭력사태는 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서 격화해왔음.
–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도 앞서 정착촌 확장 움직임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두 국가 해법’에 기초한 평화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반대 입장을 시사한 바 있음.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안을 뜻함.
– 이런 가운데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이스라엘 사회가 현 네타냐후 내각의 소위 ‘사법 개혁안’을 놓고 폭발해 붕괴할 지경에 있다면서 여야 간 대화를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음. 헤르초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연설에서 네타냐후 내각의 개혁안이 너무 급진적이어서 이스라엘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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