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학 전공 서양화가 박세현 ‘소’ 연작 감상법

박세현 작가 ‘소녀와 소’

[아시아엔=박영식 미술 칼럼니스트] 한국 현대 화단에서 주목받는 작가 박서현은 올해 56세로 1992년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후 1994년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99년 강남대 미술대학 겸임교수를 했다. 

박세현 작가는 2002년 명문 의과대학인 중국 베이징중의과대학에 입학한다.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는 박세현 작가는 스승인 중국 중의과대학 교수와 함께 중국 오지를 찾아 다니면서 의료봉사 활동과 그림 창작을 병행했다. 

타고난 화가의 섬세한 눈에 비친 사물에 대한 감성은 그의 미술작품에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다.

박세현 작가  ‘소’

작가는 한국의 소를 소재로 서양화법 작품을 그려왔다. 소는 예로부터 가축으로 사육되어 오면서 가족의 일원으로 여겨져왔다.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에서 보면, 수명이 보통 15년인데, 40년을 노인 부부와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낸다.

소는 우직하고 순박하여 설화나 속담, 문학과 그림 소재로 애용되어 왔다.

박세현 ‘소’

500kg의 큰 몸에 목은 짧고 근육과 사지가 강건한 한국의 누렁소는 친근한 이미지로 농경사회에서 힘든 일을 도맡아 주인과 고된 노동을 함께 했다. 얼마나 고마운 동물 아닌가?

박세현 작가는 서양미술의 추상화를 결합해서 한국의 전통 수묵미술의 경지인 먹과 물의 조화만으로도 깊고 풍부한 선을 살려내는 여백의 미로 소의 형상과 역동성을 창작해냈다.

성난 황소로 유명한 이중섭은 35세에 소 작품을 남겼다. 박세현 작가의 수묵 소 드로잉 그림은  먹에서 풍기는 에너지가 자연의 내공과 우주의 정신을 깨닫게 한다.

박세현 작가 ‘소’

화선지에 스미는 먹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화가의 섬세한 질감과 화필로 호방하고 자유롭고 유연하고 역동적으로 구현해 냈다. 마치 영혼의 맑은 기운이 먹의 흐름에 담겨 있듯이…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그리고 다빈치는 모두 시체를 해부하면서 신체의 내부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한 후 ‘천지창조’ ‘모나리자’와 같은 위대한 미술을 남겼다. 

동양화의 경우 해부학을 연구해온 근대화가들은 개구리나 염소 닭 새 같은 동물의 해부를 통해 골격을 배우고 작품에 응용한다. 

박세현 화가의  베이징 중의대 입학이 결코 우연이 아닌 미술과 연계된 학문의 연속성을 심화시킨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먹만으로 된 수묵화에 단색화 먹물과 한지 모두 자연물이 아닌가. 먹 빛은 농담과 함께 먹 선으로 그려내어 황소로 탄생한 박세현 작가의 소 시리즈는 소의 골격과
소의 외형 및 내면을 해부학적 수치로 형상화시킨 역작이다.

박세현 작가 ‘소’

작가의 내부의 감성은 소의 외형과 합치를 이루게 하는 드로잉으로 자연의 기운과 작가의 철학이 작품을 통해 승화될 때 감상자들도 공감하고 마침내 그림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는 것이다.

박세현 작가는 현대 미술사에 기록될 위대한 창작과 함께 한국 화단에 빛나는 작가로 국내외 화단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박세현 작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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