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11월’ 유안진
무어라고 미처
이름붙이기도 전에
종교의 계절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랑은 차라리
달디단 살과 즙의
가을 열매가 아니라
한마디에 자지러지고 마는
단풍잎이었습니다
두 눈에는 강물이 길을 열고
영혼의 심지에도
촉수가 높아졌습니다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 한국대표시인100인선집, 유안진 ‘빈 가슴 채울 한마디’, 미래사, 1991
무어라고 미처
이름붙이기도 전에
종교의 계절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랑은 차라리
달디단 살과 즙의
가을 열매가 아니라
한마디에 자지러지고 마는
단풍잎이었습니다
두 눈에는 강물이 길을 열고
영혼의 심지에도
촉수가 높아졌습니다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 한국대표시인100인선집, 유안진 ‘빈 가슴 채울 한마디’, 미래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