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이 시대 낮추어야 할 담장은 무엇일까요?
‘폐쇄된 성전 동문’ (성경 본문 에스겔 43-45절)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이 문을 닫고 다시 열지 못할지니 아무도 그리로 들어오지 못할 것은 이스라엘 하나님 나 여호와가 그리로 들어왔음이라 그러므로 닫아 둘지니라”(겔 44:2)
성전을 떠났던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성전에 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귀가하신 것입니다. 동문을 통해 나가셨던 하나님께서 다시 동문을 통해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는 당신께서 들어오신 동문을 닫으시고는 아무도 그 문을 열지 못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열면 닫을 자가 없고 하나님이 닫으면 열 자가 없습니다.
사실상 성전 동쪽 문이 폐쇄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 열 수도 있고 닫을 수도 있는 것이 문인데 굉장히 강력한 조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 하나가 아예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전 동문 폐쇄는 두 가지 상징적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하나님 당신 스스로가 다시는 성전을 떠나지 않으시겠다는 굳은 의지입니다. 더 이상의 별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는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제 하나님이 우리를 떠나실까봐 걱정하고 초조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또 한 편으로 동문이 폐쇄되었다는 것은 하나님도 나가지 않으시겠다는 뜻이지만 이제는 다른 그 어떤 것도 들어올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자리에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이 들어오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으시겠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이스라엘의 문제는 이것이였습니다. 하나님만 모셔야 할 공간에 우상을 함께 들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역겨워하시는 것들을 잔뜩 들여와 놓고는 하나님을 쫓아내버린 셈입니다.
어제 통독했던 내용 중, 성전의 담장에 높이 치수가 기록되어 있지 않는 것과 또 다른 얘기입니다. 거룩은 담벼락을 높이 쌓고 세상과의 단절을 통해 확립하는 것이 아니지만, 반드시 닫아두어야 할 문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절대 열어서는 안되는 문도 있습니다.
에스겔이 환상을 통해 본 성전은 높이가 무의미한 담을 가진 개방적 공간이기도 하면서 절대 열어서는 안되는 문이 있는 폐쇄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낮추어야 할 담장은 무엇인지, 하나님이 닫아두신 동문은 무엇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