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8/30] 파키스탄 총리 “30년만 최악의 홍수‥모든 곳이 바다”

1. 중국, 각종 악재에도 ‘반도체 굴기’ 지속
– 중국이 각종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굴기’를 지속. 글로벌 반도체 칩 수요 감소 속에 미국의 반도체법과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추진이라는 악재를 마주한 가운데서도, 굴기를 이어가고 있음.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미만의 첨단 칩 개발에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면서, 중저가 칩에 초점을 맞춘 기색이 역력.
– 26일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75억 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톈진에 28㎚ 이상 공정이 적용된 12인치 웨이퍼를 매월 10만 개 이상 생산하는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 중국 당국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SMIC의 행보를 보면 중국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음.
– 선두주자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7㎚ 미만 공정기술을 놓고 경쟁하는 속에서 SMIC의 28㎚ 공정 공장 신설 계획은 구형 중저가형 반도체 생산 역량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 SMIC는 이미 상하이·베이징·톈진·선전에서 8인치 웨이퍼 공장 3개와 12인치 웨이퍼 공장 3개를 가동 중. 첨단 기술은 뒤졌더라도 중하위 기술 역량을 더 강화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키워 관련 수요를 장악하겠다는 전략.
– 중국 정부는 톈진시 시칭기술개발구에 들어설 SMIC의 새 공장에 직접 투자와 각종 세제 혜택을 통해 전략적으로 육성할 계획. 그러나 중국으로선 미국의 자금줄 차단과 공급망 배제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가장 큰 고민.
–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산업육성법'(CHIPS+·이하 반도체법)이 가장 큰 현안. 미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모두 2천800억 달러(약 366조원)를 투자하는 것이 골자인 이 법을 통해 TSMC와 삼성전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 기업은 예외.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선 ‘불공정 경쟁’이라며 반발.

2. 중국 위안화 가치 급락, ‘1달러=7위안’ 근접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 안정을 위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일정 기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여파로 29일 중국 위안화 가치도 급락.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7% 오른 6.92위안을 기록, 2020년 8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음.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장중 달러당 6.93위안까지 올랐음.
–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미국의 긴축 기조와 반대로 완화 정책을 펴면서 위안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2.5% 이상 급락. 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경계선인 달러당 7위안 선까지 오를 가능성에 주목.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은 것은 2020년 7월이 마지막.
– 최근 위안화 약세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시대를 여는 중대 정치 행사인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중국 당국의 운신 폭은 더욱 좁아질 전망. 중국 당국은 경기 급랭에 대응해 이미 작년 말부터 반년 가까이 정책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잇따라 인하하는 등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와 반대로 완화 기조를 유지해와 정책 여력을 거의 소진했다는 평가가 많음.
– 전문가들은 현재 2.25∼2.5%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향후 3.5∼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현재 중국의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는 이달 추가 인하로 1년물이 이미 3.65%까지 내려갔음. 미중 금리 격차가 더 축소되거나 역전되면 외국 자본 이탈로 주식, 채권, 외환시장 등 중국 금융시장이 동요하고 이는 실물경제로 전이될 위험이 있음.

3. 일본 우파의원 모임, 아베 ‘영구고문’ 추대
– 일본 보수·우익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총격을 당해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정치적인 구심점으로 계속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자민당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보수단결의 모임’은 전날 자민당 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아베 전 총리를 ‘영구 고문’으로 선임. 고인은 생전 이 모임의 고문으로 활동.
– 재작년 설립된 이 모임에는 자민당 국회의원 약 60명이 참여. 이 모임은 아베 전 총리의 지론이던 헌법 개정이나 적극적 재정정책 등 아베 노선을 계승하기로 했음. 공동대표인 다카도리 슈이치 중의원 의원은 고인을 영구 고문으로 추대한 이유에 관해 “아베 전 총리의 이름을 앞으로도 남기고 (고인의) 생각을 제대로 계승해 간다”고 설명했다고 현지 민영방송 TBS가 전했음.
– 이 모임은 역사 인식 측면에서 우파 성향을 보였으며 앞으로도 우익 사관을 추종하는 활동을 할 것으로 관측. 이들은 아베 총리 재임 시절 야스쿠니신사를 현직 총리 신분으로 재차 참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작성했으며 올해 1월에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한 바 있음.
–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가 최고 고문으로 활동했던 ‘산업과 전통문화 등에 대마를 활용하는 것에 관한 공부 모임’도 29일 열린 모임에서 고인을 영구 고문으로 선임. 이 모임은 신사에서 신성한 장소를 표시하는 금줄의 일종인 ‘시메나와’의 재료인 대마(大麻)의 산업적 활용 촉진을 도모하는 단체.

4.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부담금 면제 연장
– 인도네시아가 팜유 소비 확대를 위해 수출 부담금 면제 기한을 연장하고 바이오디젤 생산도 늘리기로 했음. 29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던 팜유 수출 부담금 면제 혜택을 10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음.
– 올해 초 국제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팜유 가격이 뛰자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자들은 수출을 늘렸고, 이 영향으로 국내에서는 팜유로 만드는 식용유 품귀 현상이 벌어졌음. 그러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출 규제에 나섰고, 지난 4월에는 일시적으로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음.
– 하지만 팜유 재고량이 늘어나고 팜유의 원료가 되는 야자열매 가격이 급락하자 지난달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출 규제 정책을 수출 촉진 정책으로 전환했고, 이달 말까지 팜유 제품에 대한 수출 부담금을 없애기로 했음. 아이르랑가 장관은 “팜유 가격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야자열매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다”며 “지금의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수출 부담금 면제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
– 인도네시아 정부는 또 바이오디젤 생산 물량도 1천15만㎘(킬로리터)에서 1천103만㎘로 약 9% 늘리기로 했음. 인도네시아는 경유에 팜유를 30% 혼합한 바이오디젤을 모든 경유 차량과 기계류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B30 정책’을 시행 중.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으로 연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요에 맞춰 생산 할당량도 늘릴 것”이라고 설명.

홍수 피해가 극심한 파키스탄 발로치스탄 주 <사진=AP/연합뉴스>

5. 파키스탄 총리 “30년만 최악의 홍수‥모든 곳이 바다”
–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파키스탄의 몬순 우기 홍수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악화. 정부가 이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사망자 수는 1천61명으로 불어났음.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북부 지역 구호 작업 현장을 둘러본 후 “모든 곳이 홍수의 바다”라고 한탄. 그는 지난 30년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엄청난 홍수라고 전했음.
– 해마다 남아시아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데 올해 파키스탄의 상황은 국가적 재앙의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 파키스탄에서는 2010년에도 우기 홍수로 인해 2천명 이상이 숨졌고 국토의 5분의1 가량이 잠긴 적이 있음. 샤리프 총리의 말은 올해 홍수 피해 규모가 2010년 상황을 훌쩍 넘어섰다는 이야기인 셈.
–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국에 따르면 전날 밤까지 지난 24시간 동안 28명이 더 숨져 이번 우기 동안 사망한 이의 수는 1천61명으로 늘어났다. 부상자 수는 1천575명으로 집계. 99만2천871채의 가옥이 부서졌고 다리 170여개가 끊어졌음. 특히 이재민 수는 3천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 파키스탄의 인구가 약 2억3천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 7명 가운데 1명이 홍수로 피해를 입은 것.
– 남부 신드주와 발루치스탄주,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의 피해가 컸음. 신드주는 이번 달 평년보다 784%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대부분이 물에 잠긴 것으로 전해졌음. 한 관리는 AFP통신에 “(구호나 구조를 위해) 착륙할 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음. 와중에 북부 지역에서는 산악지대의 빙하와 눈이 녹은 물까지 더해지면서 범람 피해가 커지고 있음.
– 설상가상으로 파키스탄은 최근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상태라 재난 대응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 파키스탄 정부는 자력으로 이번 홍수 사태를 감당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음. 이에 터키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텐트, 식품 등을 실은 구호 화물기를 급히 보냈고, 유엔(UN) 등 국제기구도 속속 구호 작업에 가세할 계획.

6. 이라크 반외세 지도자 은퇴 선언 후 시위 확산
– 이라크에서 반외세 정파를 이끄는 이슬람 시아파 정치인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29일(현지시간) 정계 은퇴를 선언. 내각 구성 실패, 의회 점거 농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의 은퇴 선언이 촉발한 정파간 무력 충돌로 유혈사태까지 빚어져 이라크의 정국 혼란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임.
– 알사이룬 정파 지도자인 알사드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동료 시아파 정치인들이 개혁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나는 최종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다”고 밝혔음. 그는 자신의 정치 활동과 관련한 기관이나 사무실은 폐쇄될 것이나, 문화·종교 시설 운영은 계속된다고 덧붙였음.
– 이라크는 지난해 10월 총선을 치렀으나, 내각 구성 문제를 놓고 알사이룬 정파와 친이란 정파 사이 갈등이 10개월 넘게 이어졌음. 알사이룬 정파는 총선에서 73석을 확보해 다수당이 됐으나, 내각 구성에 실패. 친이란 정파 연합체인 ‘조직의 틀'(Coordination Framework)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알사이룬 정파의 내각 구성에 반대해 왔음. 지난 6월에는 알사이룬 정파 소속 의원 73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
– 이에 알사이룬 정파 지지자들은 의회를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음. 알사드르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해왔음. 이날 알사드르의 정계 은퇴 선언 후 지지자 수백 명은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 사무실을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음. 총리 관저와 외교 공관이 밀집한 ‘그린존’ 내에서는 알사드르의 지지자와 친이란 정파 추종자들 사이에 무력 충돌이 벌어져 사상자가 발생.
– 알사드르는 ‘평화 여단’이라고 불리는 무장 전투원들을 보유하고 있음. 친이란 정파는 민병대와 연계해 이라크 정치·사회 등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음. 국영 INA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군 당국은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전국적인 통행 금지령을 내렸음. 외신들은 알사드르가 과거에도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가 복귀한 적이 있지만, 현재 이라크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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