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을르수댐 건설 착수…”수천년 문화유적 훼손 우려”
터키 남동부의 작은 마을 하산키에프(Hasankeyf)가 15년 간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3000명 정도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은 고고학 기록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인류의 거주지 중 한 곳으로 그 역사만 95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 정부가 나서서 이 지역에 대규모 수력프로젝트인? 을르수(Illisu)댐 건설에 착수했다. IPS는이에?대해 “하산키에프 지역과 그 주변을 흐르게 될 물이 수천 년의 역사도 함께 씻겨 내려가게 할 수 있다”고??보도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에 댐이 들어서게 되면 역사적인 유적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생태학적으로도 티그리스강 유역에 큰 위협이 된다고 주민들과 환경관련 NGO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1950년대 ‘동남부 아나톨리아 프로젝트'(GAP)의 한 부분으로 여겨지던 을르수 댐은 당시 시골과 터키 동남부의 쿠르드 거주 지역에 기반 시설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1997년 이후 많은 유럽 자금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2009년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정부에서 컨소시엄을 취소했고, 댐 건설이 취소되는 듯 보였으나 놀랍게도 댐 건설은 오늘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 댐이 건설되면 터키 에너지 총 수요의 2%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2%는 매우 양이 적다고도 할 수 있다. 생태계나 귀중한 문화유적지를 파괴하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 터를 없앤다는 명분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이 댐의 건설이 쿠르드노동당(PKK) 반군을 막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GAP에 따라 건설될 댐이 이라크와 터키 국경의 산악 지형을 활용, 터키-이라크 사이에 거대한 물 장벽(wall of water)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댐이 하산키에프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끼치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 상류라는 이점을 통해 남쪽으로 흐르는 유량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와 이라크정부는 이미 1975년과 1990년 티그리스강 유역에 건설된 댐들에 대해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GAP은 2006년 유럽인권재판소에까지 회부됐으나 인권이 아닌 문화유적과 관계있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IPS는 “댐이 건설될 경우 3만5000명 가량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포기해야 한다”고?분석했다.
댐 건설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선 10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터키 정부가 역사적 가치를 가진 이 지역을 지키는 것보다는 정치, 경제적인 중요성을 고려해 댐 프로젝트를 쉽게 철회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선화 기자?sun@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