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대비 졸업 후 연봉(ROI)이 높은 대학은?
우리가 일류대학에 가려는 이유는 명성 그 자체 때문이기도 하지만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해서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일류대학=성공’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등식이 꼭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필자의 글을 읽으면 대학의 명성이 졸업 후 고액 연봉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기업인들은 투자를 할 때 투자수익률(投資收益率, Return of Investment)을 생각한다. 투자 수익률, ROI는 투자 대비 결과물, 즉 투자한 만큼 뽑아낼 수 있느냐는 뜻이다. 특히 IT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꼭 확인을 한다. 다시 말하면 투자한 돈에 대한 수익 또는 손실률의 비율을 말한다. 이를 대학에 적용해 보면 등록금 대비 졸업 후 받는 연봉 수익대비율이다. ROI가 높은 대학은 ‘돈 값’을 한 대학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다닐 ‘가치 있는 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대학은 명백한 금전적 이익보다 훨씬 더 많은 다른 이익을 준다. 그래서 이름값이 높은 명문대학을 찾는다. 사람들은 금전적인 면보다 다른 측면이 있어서 등록금 대비 투자 수익률이 낮아도 명문 주립대학을 지원한다. 그러나 대학 선택을 할 때 재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오늘은 대학에 재학 중 들어간 비용과 졸업 후 20년 동안 얻은 순이익을 비교해 대학별 순위를 냈다.
?이 자료는 Payscale.com이라는 사이트가 제공한 것이다. 미국 4년제 대학은 약 4000여개다. 이 가운데 우선 상위 10개 대학을 보자.
10위는 Colorado School of Mines(Out of State: 州 외 거주자)다. Colorado School of Mines은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대학이다. 이 대학은 콜로라도주 주립대학이다. 우리말로는 콜로라도 광업대학으로 해석되지만 학사는 물론 석박사 과정까지 제공되는 종합 연구중심대학이다.
총학생 수는 6300여명의 중간 크기다. 2021년 콜로라도 광산학교의 학부과정 등록금은 콜로라도 거주자(in-state rate)인 경우 $19,100, 주외 거주 학생의 경우 (out-of-state rate) $39,800다. 합격률은 53%다. 미국 4년제 대학의 합격자 평균이 68.56%이니까 그리 어려운 대학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 졸업생들이 취업을 잘하고 그만큼 연봉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이 대학의 주 외 거주자 총 학비는 21만6000달러이고, 20년 투자 수익률은 93만9000달러다. 졸업률은 83%다.
9위는 미 공군사관학교다. 이 대학은 미국 시민권자만 갈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을 생략한다.
8위는 뉴욕주립해양대학(SUNY Maritime College(주외 거주자)이다. 역시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대학이다. 이 대학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한국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뉴욕주립대학교 해양대학(State University of New York Maritime College: SUNY Maritime College)은 뉴욕주 브롱스에 있는 공립대학이다.
뉴욕주립대학교(SUNY) 시스템의 단과대학 중 하나이다. 1874년 설립되었으며, 미국 최초의 해양대학이며, 미국 내 고등교육 학위를 수여하는 7곳의 해양대학 중 하나다. 전기공학 등 4개는 공학 관련 전공과 국제교역 등 이학사를 주는 4개 전공을 개설하고 있으며 부전공으로 경영학, 환경과학 등 여러 관련 전공이 개설돼 있다. 학비가 매우 저렴하고, 장학금도 많다. 졸업 후 취업률도 높을 뿐 아니라 연봉이 높다.
7위는 콜로라도 광산대학의 주 거주자들이다.
6위는 미 해군사관학교다. 역시 유학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대학이다.
5위는 뉴욕주립해양대학 주 거주자들이다.
4위는 미 육군 사관학교다.
3위는 미 연방해양대학(United States Merchant Marine Academy)이다. 이 대학도 육-해-공사처럼 국제학생들은 입학할 수 없다. 미 정부의 특별허가를 받아서 입학이 가능하다.
2위는 Harvey Muddy College다. 역시 한국인들에게는 낯선 대학이다. 그 이름을 못 들어본 사람들이 많다. 더구나 College란 명칭 때문에 2년제 CC가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대학은 학부 중심대학, 리버럴 아츠 칼리지로 매우 명성 있는 대학이다.
캘리포니아주 LA 클레어몬트에 있으며 포모나, 클레어몬트 칼리지 등 다른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공대로 특화돼 있는 대학이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수강과목의 1/3을 인문계열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이 대학은 칼텍에 이어 미국에서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박사를 두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대학이다.
이 대학은 2021년 기준 28위에 올라 있다. 학비는 6만703달러다. 4년간 비용은 30만3000달러이고 20년 네트 수익률은 1116만4000달러다. 즉 이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경우 지불한 등록금 대비해 벌어들이는 연봉이 높다는 이야기다.
1위는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이다. 한국인들이 너무 잘 아는 대학이고 또한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연구 중심 공대를 모체로 한 연구중심 사립대학이다.
지질학자인 윌리엄 바튼 로저스가 과학진흥과 개발을 목적으로 1861년 설립하였으며 1865년 개교하였다. 설립 이래 공학, 이학, 건축학, 인문과학 분야에서 수많은 공적을 쌓았으며 유능한 과학자들을 배출해 낸 공과대이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계 학부의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하버드대학교, 보스턴대학교 등의 인근 대학들과 공동수업·단위 교환·학생 교환 등을 하고 있다. 학부 졸업생 가운데 72%가 대학원에 진학한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대학이다.?
우리가 보았듯이 학비 대비 수익으로 보는 대학진학 투자수익률로 볼 때 10위 이내에 한국인이 잘 아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를 제외하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해양 대학들과 사관학교들이 대거 들어와 있다. 사관학교들은 학비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상위권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보지만 해양대학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공대들이 올라 있는 것은 의외이면서 동시에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11위에서 20위까지를 보자.
◀11위 The California Maritime Academy(In State)
◀12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
◀13위 조지아 공대(In State)
◀14위 스티븐스 공대(사립대학)
◀15위 프린스턴(사립대학)
◀16위 알바니 약대
◀17위 The California Maritime Academy (Out of State)
◀18위 스탠퍼드대학(사립대학)
◀19위 하버드대학(사립대학)
◀20위 Webb Institute(사립대학)
여기 와서야 비로소 우리가 아는 대학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칼텍, 프린스턴, 스탠퍼드, 하버드 대학들이다. 여기까지 봐도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명문 주립대학은 보이지 않는다. 명성은 얻을지 몰라도 실리는 얻을 수 없다. 명성과 실리, 인생을 살면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 그것은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