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전쟁 중동, 이제는 ‘물전쟁’?
중동, 부족한 수자원 둘러싸고 이해당사국간 긴장 고조
“3차 대전 일어난다면 중동 수자원 때문일 가능성 높아”
이라크, 터키, 시리아, 이집트 등 중동국가에서 물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때 석유가 중동지역의 뇌관이었다면 지금은 수자원, 물 때문에 관련 국가간의 긴장 관계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 이는 현재 권역 내에서 부족한 자원인 물 문제가 가까운 미래에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풍부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강 상류지역 국가들의 호의에 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동국가들은 수자원 위기와 관련된 합의점을 찾기 어려워하는 모양새다.
이를 의식한 듯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지난 5월 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중동 지역 내 물 부족 해결을 위해 인근 국가들이 통합된 계획을 세워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이라크의 심각한 가뭄과 물관리 관행 등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하면서 “수자원을 둘러싼 문제가 중동국가에서 가까운 미래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유프라테스강 하류에 위치한 이라크는 1960년부터 2000년까지 40년 간 습지 규모가 최대 90%까지 줄어들어 심각한 가뭄과 물 부족에?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이라크는 수자원 협의회(Water Council)까지 만들어 가동하면서?심각해지는 수자원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라크는 자국내 수요만큼 물을 확보하기 위해 유엔에 이해당사국간 원활한 문제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정민 한국외대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는 “3차대전이 일어난다면 중동의 수자원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언급한 상황이다. 특히 이라크의 경우, 터키와 시리아를 거쳐서 강물이 들어온다. 강 상류인 터키에서 댐을 건설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이라크에 유입되는 유량이 줄어들게 돼 국가차원에서 수자원 확보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서 강의 가장 하류지역에 있는 이집트의 경우, 상류지역에 있는 국가들의 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수자원 문제가 아직까지 중동?지역에서 분쟁당국 간의?군사적인 충돌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외교적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 교수는 “중동지역은 전반적으로 대부분 국가에 수자원이 부족하다. 강이 없거나 강수량이 거의 없는 걸프지역 국가들의 경우,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는데 이를 운영하는 비용이 막대하다. 이는 수자원을 중동지역의 기본적인 긴장·분쟁요소로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선화 기자?sun@theasian.asia